반도체·전기차·자동차부품 등 주력 수출품 시장 개방
신속통관, 온라인 지재권 보호 규범 도입…진출 기업 활동 지원
공급망·에너지·광물 및 AI·바이오 분야 경제협력 기반 마련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이 유럽 발칸반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세르비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의 하나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야고다 라자레비치 세르비아 대내외무역부 장관과 한-세르비아 CEP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CEPA는 FTA처럼 상품 관세 인하 등 시장 개방 요소에 더해 공급망 등 폭넓은 분야의 경제 협력을 포함하는 통상 협정이다.
세르비아는 인구 700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발칸의 맹주로 불려 왔다.
발칸 반도의 중앙에서 유럽연합(EU)과 중동, 그리스를 잇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중심국으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높고 리튬·구리·아연 등 핵심광물이 풍부해 공급망 협력의 여지도 크다.
최근 동유럽 주요 생산거점의 비용 상승에 따라 새로운 제조·투자 협력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가 2023년 한-세르비아 총리 회담을 계기로 세르비아와 CEPA 협상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세르비아 CEPA는 한국이 발칸 국가와 최초로 체결하는 FTA다.
양국은 이번 CEPA 협상 타결에 따라 전체 품목의 90.2%, 전체 수입액의 96% 이상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이는 관세 없이 물건이 오가는 자유화율 면에서 2024년 발효된 중국-세르비아 FTA(수입액 기준 95%)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미가입국인 세르비아가 그간 반도체·전기전자 제품에 부과하던 최대 2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면서 우리 첨단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열리고 자동차 부품 전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라면·조미김·인삼·커피믹스 등 K-푸드와 색조화장품·스킨케어 등 K-뷰티 제품, 의약품 및 방산 품목도 관세 장벽이 사라진다.
동시에 우리 첨단산업 핵심 공급망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타결로 세르비아산 리튬·코발트·니켈·흑연·희토류 등 이차전지와 반도체 필수 핵심 원자재에 대한 관세가 즉시 또는 5년 이내에 없어진다.
이밖에 세르비아의 대(對)한국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가공용 옥수수의 관세를 각각 즉시, 10년 철폐로 양허하는 대신 쌀, 천연꿀, 딸기·베리류 등 과일, 육류, 유제품 등 우리 민감 농축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은 최소화해 상호 이익 균형을 달성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비즈니스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일반 수입 물품은 도착 후 48시간 이내, 특송물품은 6시간 이내에 반출하도록 하는 '신속통관 규범'을 도입했고, 온라인 지식재산권 침해 웹사이트 차단 등 우리 기업의 지재권 보호막도 강화했다.
경제협력 범위 역시 단순 교역을 넘어 인공지능(AI), 보건의료, 생명과학기술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확대한다.
여한구 본부장은 "한-세르비아 CEPA 타결은 서부 발칸 지역 핵심 파트너인 세르비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 양국은 이번 CEPA 타결을 통해 시장개방뿐 아니라 공급망, 에너지·광물,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 경제협력 플랫폼을 함께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기업과 국민이 협정의 혜택을 조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후속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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