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연출인 줄" 변명했지만…선관위 영상에 등장한 '홍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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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연출인 줄" 변명했지만…선관위 영상에 등장한 '홍어' 논란

이데일리 2026-06-05 10:2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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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제작하고 KBS 개표방송에서 송출된 공식 홍보 영상에서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삽입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미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캡처


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선관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개표참관인 안내 홍보 영상과 KBS 지방선거 개표방송에서 일명 ‘홍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노출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영상 속 남성 캐릭터들이 밤샘 개표 참관을 하던 중 지쳐서 한숨을 내쉬는 대목이다. 이때 캐릭터들의 입과 코 주변에서 하얀색의 반투명한 물체가 말풍선처럼 빠져나갔다. 이 형태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호남 지역을 비하할 때 상습적으로 쓰는 홍어의 외형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영상은 선관위가 KBS의 자회사인 KBS N에 의뢰해 외주 형태로 제작된 콘텐츠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외주 제작사 측은 당초 선관위에 제출한 참고 문서를 통해 “웹툰에서 흔히 영혼이 빠져나가는 장면을 묘사한 연출일 뿐”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그래픽 제작 시 사용한 인공지능(AI) 영상 생성 프로그램의 프롬프트(명령어) 내역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조사 결과 프롬프트 지시문에는 “입으로는 반투명한 가오리 모양의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구체적인 명령어가 직접 입력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생물학적으로 가오리와 홍어는 극히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제작자가 AI를 활용해 교묘하게 혐오 이미지를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제작사 측은 뒤늦게 “출력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KBS도 4일 ‘뉴스9’ 앵커 멘트를 통해 공식 사과를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KBS 측은 “개표방송 중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동영상 그래픽이 방송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은 자회사인 KBS N에서 제작한 것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제작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다만 AI 프롬프트 내역을 자체 검토한 결과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 의도 자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선관위 역시 최종 검수 과정에서 혐오 코드를 걸러내지 못한 과오를 인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 비하 의도를 가지고 영상을 승인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검수 당시에는 애니메이션 등에서 흔히 쓰이는 단순한 한숨 효과로만 인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방송사인 KBS 측이 제작한 정식 콘텐츠인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신뢰해 안일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선관위는 해당 홍보 영상을 유튜브 등에서 전면 비공개 처리하고 구체적인 경위 파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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