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바꿔 4년 만에 울산 시장 탈환
단일화 무산 위기 극적 타결 승부
범진보 결집·보수 분열 판세 역전
최연소 광역단체장 민선 9기 탄생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지난 3일 밤 울산 남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받아 들고 엄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욱 당선인 측 제공
[포인트경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 울산을 뒤집고 당선됐다. 12.3 비상계엄에 맞선 소신 행보로 당적을 바꾼 굴곡진 정치 궤적 끝에, 진보당과의 극적 단일화가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4년 만에 민주당 시장을 되찾은 울산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종 개표 결과 김상욱 후보가 48.73%를 득표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45.74%)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2.99%포인트, 득표수 차이는 1만 7505표였다. 1980년생인 김 당선인은 민선 9기 최연소 광역단체장이 됐다.
◆ 국힘 영입 인재서 민주도시 기수로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민주당 소속으로 울산시장에 당선되는 굴곡진 정치 궤적의 주인공이 됐다. 변호사 출신인 김 당선인은 2024년 총선 때 국민의힘 국민추천제로 울산 남구갑에 공천돼 국회에 입성했으나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참여한 김 당선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등 주요 현안마다 국민의힘 당론과 다른 행보를 보이며 당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5월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고, 이 때문에 자신을 정치에 입문시킨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받기도 했다.
◆ 단일화 무산 위기서 극적 타결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였다. 두 후보는 지난 15일 선거연대에 합의하고 5월 23~24일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4일 울산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김상욱 당선인 측
여론조사가 종료되던 24일, 김상욱 후보 측은 “일부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며 돌연 조사 중단을 선언했다. 진보당은 즉각 반발했다. 합의된 경선 방식대로 여론조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상의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무산 위기에 몰렸지만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협상이 재개됐다. 김상욱 후보의 재경선 요청을 김종훈 진보당 후보가 전격 수용하면서 불씨를 살렸고, 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역선택 방지 항목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단 한 차례 실시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극적 타결에 이르렀다.
◆ 범진보 결집·보수 분열 판세 역전
단일화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선거 중반까지 10~15%대 지지율을 유지하던 진보당 김종훈 전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반면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탈당 무소속 박맹우 후보는 끝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보수 표가 분산됐다. 범진보 결집과 보수 분열이 맞물리며 울산의 정치 지형을 바꿨다.
김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된 뒤 “더 이상 시민을 속이는 장난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부패와 기득권 카르텔을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승리를 “금섬회를 위시한 기득권 이익결사체와 시민 민주주의의 대결에서 위대한 울산 시민들이 담대한 결심으로 민주를 지켜낸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네거티브 금지, 클린 선거, 자발적 선거, 듣는 선거, 열린 선거 등 다섯 가지 선거운동 개혁 원칙을 내걸고 선거 내내 지켰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혼자만의 외로운 외침이었지만 시민들께서 함께 목소리를 더해주셨다”며 “저의 승리가 아니라 시민의 승리, 민주의 승리,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향후 시정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시민의 발 시내버스 정상화와 비리·의혹이 지목된 행정 문제를 미루지 않고 고쳐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백 번을 두들겨 맞더라도 시민이 주인 되고 시민의 이익이 지켜진다면 기어서라도 반 보를 더 나아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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