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국내 주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과음 대신 가볍게 즐기는 ‘혼술’과 건강을 관리하며 술을 즐기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류 업계도 소비자 입맛에 맞춘 맞춤형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주류 지출액은 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1만6000원에서 7.5% 감소했다. 특히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나 줄었는데, 이는 술 소비량 자체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그 직전 분기인 2023년 3분기 지출이 1.9%로 잠깐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주류 소비량은 2022년 1분기를 기점으로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축소되고 건강을 지향하는 추세가 뚜렷해진 결과다. 이제는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맛있게’ 마시자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적게 마시더라도 맛있게 즐기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류업계도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새로운 맛과 향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통 소주 시장은 ‘독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음용감을 강조하는 ‘저도화’ 경쟁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0.3도 낮추며 주질 리뉴얼을 단행했다. 약 2년 4개월 만의 리뉴얼이다.
10년 전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가 17.8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1도나 낮아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도화 트렌드로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며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주다운 맛을 살린 최적의 주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역시 부드러운 소주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16도로 추가 인하하며 저도수 소주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탄산수, 과일, 시럽 등을 술에 섞어 마시는 믹솔리지(Mixology)와 하이볼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캔만 따면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제품군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칠성의 RTD 브랜드 ‘순하리 진’은 2021년 5월 ‘순하리 레몬진’ 출시 이후 5년간 누적 판매량 약 8200만캔(355ml 캔 환산 기준)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약 4만5000캔씩 팔려 나간 셈이다. 특히 올해 1분기 RTD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4% 증가한 65억원을 기록해, 매출 비중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수입 RTD로 승부를 걸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 7월부터 일본 내 RTD 판매 1위 브랜드인 기린그룹의 ‘효케츠(HYOKETSU)’를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효케츠 모모(복숭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새 맛인 ‘레몬’을 추가로 선보였다.
앞선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류 소비량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소비자 니즈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에 업계는 다양한 음용 상황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음용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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