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연상호 감독이 구교환과 함께 또 한 번 좀비 장르의 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이 함께 선보인 3번째 작품인 ‘군체’는 지난달 21일 출격해 연내 개봉작 가운데서 가장 빠르게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부산행’, ‘반도’를 통해 케이(K) 좀비를 세계 무대에 각인시킨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기존 좀비물의 공식을 과감히 해체했다.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감염체가 아닌 하나의 의식을 공유하며 진화하는 ‘군체형 좀비’라는 새로운 존재를 창조했고, 그 ‘재앙의 시작점’에 선 핵심 인물로 구교환을 내세웠다.
O“10년 뒤에도 연상호 감독님과 협업 원해”
‘군체’에서 구교환이 연기한 서영철은 바이러스를 퍼뜨려 최악의 감염 사태를 초래하는 인물이다. 그는 ‘반도’에서 연기했던 또 다른 빌런 서대위와 서영철의 가장 큰 차이를 ‘확신’이라는 단어로 명쾌하게 설명했다.
“서영철은 비뚤어진 믿음일지언정 확신에 가득 찬 인물이고, 서대위는 확신이 없는 인물이에요. 서대위가 확신의 부재에서 비롯된 나약함과 불안 때문에 미쳐버린 인간이라면, 서영철은 지나친 자기 확신으로 인해 미쳐버린 인간이죠.”
극 중 서영철은 눈이 가려지고 몸이 묶이는 등 상당한 신체적 제약을 겪는다. 배우에게 ‘눈’이라는 가장 강력한 표현 수단을 잃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지만, 구교환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제 눈이 보이지 않으면 관객들이 각자의 상상력으로 제 눈빛과 표정을 떠올리게 될 테니까요. 그런 점이 서영철이라는 캐릭터를 더 다채롭게 만드는 장치가 됐죠.”
‘반도’를 시작으로 ‘기생수: 더 그레이’, ‘군체’까지 벌써 세 작품째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그는 ‘연상호’라는 이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감독님과 현장에서 주고받는 에너지를 믿어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나누다 보면 연기가 훨씬 풍부해지거든요. 10년 뒤에도 그의 캐스팅 보드에 언제나 제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제공|쇼박스
극 중 생존자 그룹을 이끄는 생명학자 권세정 역의 전지현과는 치열하게 대립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쟁하듯 유머를 주고받을 정도”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공식 행사마다 구교환을 향한 전지현의 애정 어린 모습이 포착되며 온라인에서는 ‘전지현의 애착인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전지현 선배의 엄청난 아우라와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와 잘 맞겠다는 느낌이 왔어요. 서로 취향과 유머 코드가 비슷하면 오히려 대립 관계를 연기할 때도 더 큰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됐죠.”
극 중 서영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 배우 최우진 이야기가 나오자 구교환은 폭소를 터뜨렸다. 구교환과 놀라울 정도로 닮은 외모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AI로 구현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고, 결국 최우진의 어머니가 SNS를 통해 “AI가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진 군과는 마주치면 한 명이 사라지는 도플갱어일까 봐 무서워서 일부러 안 만나고 있습니다.(웃음) 그런데 조만간 듀오를 결성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제 모든 작품의 회상 장면은 무조건 우진 군이 맡아야 합니다. 이 환상의 복제인간 듀오를 한 작품으로 끝낼 순 없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