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이 부른 사흘째 봉쇄…잠실 아파트 주민들 “이젠 떠나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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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부족’이 부른 사흘째 봉쇄…잠실 아파트 주민들 “이젠 떠나달라”

경기일보 2026-06-05 06:3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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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반출 반대하는 시위대. 연합뉴스

 

“밤새 확성기 소리에 잠을 설쳤어요.”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는 ‘투표소 봉쇄’ 사태로 번지면서 주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수급 실패가 시민들의 반발과 시위, 주민 불편으로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제2투표소에는 전날 밤까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등 1천명 안팎이 집결해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다.

 

시위는 3일 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수십명 규모였던 인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참가자가 몰리며 하루 만에 수백명, 이후 1천명 이상 규모로 불어났다.

 

이들은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된 만큼 선거의 공정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개표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투표함 2개의 반출을 저지하고 있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천명분의 투표지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이미 투표 종료를 선언했지만 시위대의 봉쇄가 계속되면서 투표함은 개표장으로 이동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투표소 관계자들은 장시간 현장에 머물러야 했고,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인 선거사무원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발생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애꿎은 주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투표소가 위치한 잠실 우성1·2·3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전날 선관위와 시위대 측에 공식 퇴거 요청서를 전달했다. 단지 내부에서 이어진 집회로 주민 생활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밤샘 집회에 따른 소음, 외부 차량 유입으로 인한 주차난, 단지 내 안전 우려 등을 호소했다. 특히 시위가 진행된 4일은 인근 학교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날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내부가 외부 인파로 북적이면서 불안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녀 귀가를 직접 챙기거나 늦은 시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시위 취지에 공감한다며 일정 수준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투표용지 부족이다.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는 본투표일 사용할 투표용지를 전체 선거인 수의 약 50% 수준만 인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적용한 최소 인쇄 기준에 따른 것으로, 과거 선거 때 적용됐던 60~70% 수준보다 낮아진 수치다.

 

여기에 투표소별 수요 예측과 용지 배분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관위 내부에서는 잔여 투표용지 폐기 비용과 관리 문제 등을 이유로 인쇄량 축소 필요성이 논의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행정적 문제가 투표소 봉쇄와 주민 갈등, 개표 지연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한편 시위대는 현재 확성기 사용을 자제하는 이른바 ‘침묵 집회’ 형태로 현장을 지키고 있으며,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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