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 증시 랠리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금융주가 반등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그동안 반도체주로 쏠렸던 자금이 고배당·저평가 매력을 갖춘 금융주로 이동할 수 있다.
◇반도체에 밀린 금융주…상반기 최대 실적 전망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합산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5조4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0조8079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상반기(10조3640억원)를 넘어서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은 상반기 3조62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가 점쳐진다. 신한금융 3조2138억원(+5.8%), 하나금융 2조4209억원(+5.2%)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1조5494억원으로 소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1분기 부진에서 벗어나 2분기 실적 개선 폭이 커질 전망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개선이 호실적 배경이다. 4대 금융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기업대출 중심의 여신 성장세가 이어졌고,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 개선과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부문 회복이 예상된다.
◇하반기 변수는 금리…NIM 반등 기대 커져
금융지주 실적 개선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와 함께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6개월 후 금리 전망)에 따르면 전체 21개 점 가운데 10개가 연 3.0%, 7개가 2.75%에 찍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역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물가·환율·부동산 등을 고려할 때 “갈 길이 명확하다”고 언급하며 긴축 기조를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반등 폭이 확대된다. 은행채 금리 상승과 대출금리 재산정 효과가 맞물리면서 이자이익 증가 폭이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은 금융지주의 NIM 상승과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비이자이익 역시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배당·실적·저평가 여전…‘PBR 1배 시대’ 가능성 높아
‘금융주가 단순 고배당주를 넘어 안정적인 주주환원과 자본 효율성을 갖춘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가치주로 재평가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반도체·AI 중심으로 급등하는 과정에서 시장 평균 PBR은 크게 높아졌지만 은행주의 평균 PBR은 여전히 0.7배 안팎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증권가는 “금융지주의 재평가 기준점이 점차 PBR 1배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 은행주가 저성장·규제 산업이라는 인식 속에 PBR 0.4~0.6배 수준의 대표 저평가 업종으로 분류됐다면 최근에는 주주환원 확대와 수익성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PBR 1배 시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소각과 감액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은행주의 기대배당수익률이 4%를 웃돌고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총주주환원 수익률은 7%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취약차주 부담 확대는 변수로 지목된다. 경기 둔화 가능성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역시 금융주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세제 친화적 주주환원 확대와 비은행 계열사 성장성에 기댄 수익성 개선 기대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 기준 시장 PBR은 1.9배까지 상승했는데 은행주만 평균 PBR이 0.67배에 머물러 있다”며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에서 소외됐다는 점에서 은행주는 점차 상승할 시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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