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부정선거와 재투표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계속 운집해 투표함 반출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 집결한 시위대는 약 1300명으로 늘었다. 이날 투표소 안에 갇혀 있던 선거사무원이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발생했지만 주민 2000명 분의 표가 담긴 투표함 반출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소나기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한 4일 오후 10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제2투표소 앞. 우산과 우비를 쓰고 태극기를 지참한 시위대 약 13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투표 종료 24시간이 지났지만 시위대와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투표함 반출이 지연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투표함에 약 2000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께 미국의 대표적 부정선거론자인 더글러스 G.프랭크 박사를 비롯해 유튜버 전한길 씨, 자유의혁신 황교안 대표가 차례로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시위대를 격려하며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발언에 고무된 시위대는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 다만 전날처럼 “개표중단” “부정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연설을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퇴근 이후 이곳을 찾았다는 정다현(30) 씨는 “시민들의 참정권이 침해된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퇴근 후 시위에 합류했다”며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수업이 끝난 이후 이곳을 찾았다는 대학생 김모(22) 씨는 “부정선거가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 투표함이 반출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
시위 현장에서 방송을 진행하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확인되지 않은 허위정보를 현장 곳곳에서 무분별하게 퍼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 유튜버는 “중앙선관위가 투표함을 빼돌리기 위해 경로당 내부에 땅굴을 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투표소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시위대에 막혀 투표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17분께 투표 참관인으로 추정되는 40대 여성 A 씨가 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씨는 시위대에게 길을 열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투표 용지를 빼돌리는 것 아니냐”, “가방을 검사해라” 등의 발언을 하며 A씨의 병원 이송을 막았다.
8시 33분께 투표소 관계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들것으로 옮겨진 A씨는 겨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A씨를 향해 “다리가 부러진 것이 아니면 걸어서 나와라” “어딜 빠져나가려 하냐”며 격하게 반발했다.
시위를 주도한 자유대학 등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침묵 시위’를 주장하며 시위대에게 질서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투표소가 마련된 우성아파트 주민들이 소음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를 하면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오후 9시 47분께 한 유튜버가 앰프를 통해 시위대를 조롱하는 노래를 크게 틀자 격분한 시위대 일부가 이 유튜버를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다.
|
시위대의 대치가 길어지며 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오후 9시 50분께 우성아파트 15동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창문을 열고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며 “경찰은 뭐하는 거냐”고 소리쳤다.
현장에서 만난 우성아파트 주민 최모(62) 씨는 “어제부터 이어진 시위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우성아파트 내부에 배치됐던 기동대는 아파트 밖으로 철수한 상태다. 시위대는 현재까지 투표소 앞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