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명의 가해자 대부분이 전과 기록 하나 없이 살아온 지 20년, 이 사건을 다시 세상에 꺼낸 유튜버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후폭풍이 가장 엉뚱한 방향으로 귀결됐다.
20년 만에 소환된 분노…신상 공개로 해고까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고등학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약 1년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은 당시 검찰이 직접 가담자 10명을 기소했음에도 대부분 보호관찰에 그쳤다. 나머지 가해자들도 소년부 송치나 훈방, 합의를 이유로 한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사실상 법망을 빠져나갔다.
2024년 6월,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의 얼굴·이름·직장을 공개하면서 여론이 폭발했다.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볼보 딜러사 직원은 즉각 해고됐고, 관련 경찰관 게시판에는 비난 댓글 200여 개가 쏟아졌다.
폭로자에게 돌아온 건 징역형…피해자도 입건
서울남부지법은 올해 1월 나락보관소 운영자 김모(32) 씨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소한의 정보 확인도 없이 광범위하게 신상을 전파해 사건과 무관한 인물까지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공개된 신상 중 일부는 밀양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인물로 확인됐다. 더 충격적인 건 피해자 본인과 그 동생도 가해자 개인정보를 유튜버에게 넘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는 사실이다.
피해자 측은 판결문을 통해 확보한 가해자 실명·주소·주민번호를 유튜버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무관한 제3자의 정보까지 유출된 정황도 포착됐다. 영화 '한공주'와 드라마 '시그널'의 실제 모티브가 됐던 이 사건은, 20년이 지나도록 피해자에게 가혹한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44명은 전과도 없고 멀쩡히 살았는데 폭로한 사람만 감옥 가는 게 말이 되냐", "피해자가 판결문 넘긴 것도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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