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7조 매도·환율 1,540원 돌파…17년 만의 ‘위기 레벨’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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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7조 매도·환율 1,540원 돌파…17년 만의 ‘위기 레벨’ 경고등

뉴스로드 2026-06-04 20:08: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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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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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외국인 투자자가 하루에만 7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주식을 쏟아내고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돌파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까지 겹치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커진 영향이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 직후인 오후 5시 6분께 장중 최고 1,540.3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원에 출발한 뒤 한때 1,520원대로 밀리기도 했지만, 장 마감 무렵 상승폭을 다시 키우며 1,529.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어진 야간 거래에서 매수세가 더 몰리며 장중 1,540원을 넘어섰고, 지난 3월 31일 기록했던 전고점(1,530.1원)을 단숨에 경신했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전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며 중동 긴장이 한층 고조된 데다, 미국이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가 커졌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됐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크게 약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팔자’ 공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9천88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단일 일자로는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이던 지난 2월 27일(7조812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매도 규모다.

외국인 이탈 속에 그간 파죽지세로 치솟던 코스피도 급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162.08포인트(1.84%) 떨어진 8,639.41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조125억원, 1조8천12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5% 떨어지며 다시 35만원대로 밀려났고, SK하이닉스도 2.63% 하락해 220만원대로 내려섰다.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조정이 지수 전반에 부담을 준 모습이다.

다만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큰 코스닥은 오랜 약세 끝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2.31% 상승하며 6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에서 빠져나간 일부 유동성이 코스닥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도 불안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5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3.858%에 마감했다. 이는 2023년 11월 14일(3.85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기물 금리 급등은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 원자재·통화시장에서는 달러와 유가가 동반 강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는 사흘 연속 오르며 배럴당 90달러대 후반으로 올라섰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대 중반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는 국내 물가와 기업 수익성에 추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약화가 관측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기준 1비트코인당 9천473만6천원에 거래되며 0.31% 하락했다. 증시와 마찬가지로 단기 조정 양상을 보이는 모습이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중 갈등 심화,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환율·주가·채권금리 전 방위로 흔들리고 있다. 당분간 대외 변수의 향배에 따라 원화와 외국인 수급, 채권금리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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