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업계가 10년 만에 다시 민간 출신 협회장을 선택했다. 금융당국 출신이 주로 맡아왔던 여신금융협회장 자리에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사실상 낙점되면서 업계의 관심은 인선 자체보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에 쏠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이동철 전 부회장을 차기 협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오는 16일 임시총회 의결을 거치면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카드와 캐피탈 업권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국회와의 소통 능력에 더해 업권 현실을 이해하는 현장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수수료 인하 압박에 카드업계 한숨…수익성 방어 '비상'
이동철 후보자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악화다. 카드업계는 수년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주유업종을 중심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다시 제기되면서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다른 업종이나 대형 가맹점으로 확대될 경우 카드사의 수익 기반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달금리 상승과 상생금융 확대 부담도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카드사들은 결제 부문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카드론 등 금융사업 비중을 높여왔지만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영업 여건은 갈수록 녹록지 않아지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신용판매 수익 감소와 금융사업 규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업황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연체율 경고등 켜진 카드·캐피탈업계…건전성 관리 숙제
건전성 관리 역시 차기 협회장이 마주할 중요한 과제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취약차주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업계 연체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고 있고 캐피탈업계 역시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기업 자금시장 위축 영향을 받고 있다.
여신업계에서는 단순한 개별 회사 차원의 대응을 넘어 업권 전반의 체질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철 후보자는 KB국민카드 대표와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내며 카드와 보험, 디지털 금융을 두루 경험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카드사와 캐피탈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정책당국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스테이블코인·빅테크 공세…결제시장 변화 대응 시험대
지급결제 시장 변화도 새로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카드업계도 결제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카드사 중심의 결제 생태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캐피탈업계 역시 렌탈 사업 규제와 신기술금융 투자 활성화 등 다양한 제도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체계 개편과 건전성 관리, 결제시장 변화 대응이 차기 협회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철 후보자가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경험을 바탕으로 업권의 목소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0년 만의 민간 출신 협회장 선임은 여신업계가 현장 중심의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동철 후보자가 업권의 다양한 현안을 조율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카드·캐피탈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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