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家 차남 김동원 가상화폐 영토 확장에 '기대 반 우려 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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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家 차남 김동원 가상화폐 영토 확장에 '기대 반 우려 반' 까닭은

르데스크 2026-06-04 17:28: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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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을 이끄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글로벌 가상자산 분야 네트워크가 금융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동안 가상자산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김 사장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해당 분야 진출을 가시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선 김 사장의 가상화폐 분야 진출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함께 나오고 있다. 기존의 보험, 증권 등을 넘어 가상화폐 사업까지 한화그룹의 영향력이 닿을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최근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무리한 투자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는 반응이 공존하고 있다.

 

월가 거물부터 동남아 재벌 3세까지…한화그룹 차남 김동원의 글로벌 가상화폐 네트워크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문 지분 3.9%를 추가 취득했다. 기존 보유 주식에 더해 두나무 지분이 9.84%까지 확대되면서 한화투자증권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1%),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3.10%) 등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기존 사내 주주를 제외하면 외부 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이번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인수는 한화그룹 3세이자 일찌감치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평가받아 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6.08%를 보유한 한화자산운용이며 한화자산운용의 지분 100%는 한화생명이 쥐고 있다. 한화생명의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43.24%)로 김 사장은 ㈜한화 지분 5.38%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 지분 0.03%도 직접 소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최근 들어 가상자산 분야와의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한화자산운용은 가상자산 솔라나(Solana)의 개발 및 지원을 담당하는 솔라나 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영리 기관인 솔라나 재단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분산화와 인프라 구축, 정책 대응 등을 주도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대체불가토큰(NFT), 가상자산 결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디파이는 중개 기관 없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간 직접 금융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 최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글로벌 가상자산 분야 네트워크가 금융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열린 한화생명과 LCV의 MOU 체결식. 왼쪽부터 이병서 한화생명 투자부문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멀타자 악바르 LCV 매니징 파트너, 에밀 우즈 LCV 창업주. [사진=한화생명]

 

같은 달 한화투자증권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Xangle)'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도 단행했다. 김 사장 역시 '2026 세계경제포럼'에 직접 참석했다. 행사 기간 존 치프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협력 의제를 조율하고 신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또 한화생명과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리버티시티벤처스(LCV)' 와의 업무협약식에 직접 참석했다.

 

LCV의 에밀 우즈(Emil Woods) 공동 창업자는 세계 최초의 제도권 비트코인 거래소인 '팍소스(Paxos)'와 가상자산 세무·데이터 기업인 '루카(Lukka)'를 창업한 블록체인 업계의 거물이다. LCV를 설립하기 전에는 에스에이씨 캐피털 매니지먼트(SAC Capital Management, 현 포인트72)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근무했으며 골드만삭스의 주식 및 자산운용 부문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수석 트레이더를 지내기도 했다.

 

에밀 우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공학사(BSE) 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와튼스쿨 학부 이사회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와튼스쿨 학부 이사회는 졸업생들이 대학의 미래를 고민하는 최고 자문 기구다. 현재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크립토) 분야와 밀접한 인물들이 다수 속해 있다. 아미시 자니 퍼스트마크 창립자가 대표적이다. 퍼스트마크는 초기 단계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뉴욕의 유명 VC다.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Web3 데이터 인프라 관련 스타트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Web3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와 가치를 직접 소유하고 통제하는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의미한다.

 

비비안 우 찬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 매니징 파트너, 샤론 예샤야 모건스탠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 등도 모두 이사회 멤버들로 활동 중이다. 찬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메타(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찬이 세운 재단이다. 비비안 우는 이곳에서 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Web3 및 탈중앙화 기술 프로토콜 관련 벤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샤론 예샤야는 최근 미국 대형 은행 중 최초로 고액 자산가들에게 비트코인 펀드 투자를 허용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자사 자산관리 플랫폼에 적극 도입하는 등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그동안 가상자산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올해 들어 관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4년 열린 한화생명과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의 노부은행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 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 [사진=한화생명]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의 재벌기업 중 한 곳인 리포그룹의 창업주 일가 존 리아디 대표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대면한 이후 10년 이어져 온 두 사람의 관계는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2023년 리포그룹으로부터 현지 손해보험사인 '리포손보' 지분 62.6%를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한화투자증권이 리포그룹 계열의 '칩타다나증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6월 한화생명은 리포그룹 산하 '노부은행'을 최종 인수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 해외 은행업 진출이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리포그룹의 3세 경영인 존 리아디 대표는 조지타운대에서 정치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컬럼비아대 로스쿨(JD) 등을 거쳤다. 회사 대표에 오른 직후 "동남아의 혁신 테크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뒤 현재 리포그룹의 가상화폐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자체 벤처투자 플랫폼인 '벤처라 캐피털'을 통해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인 루노(Luno)에 투자했다. 이후 IT 계열사인 멀티폴라(Multipolar)를 통해 루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및 지갑 사업을 추진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결제 플랫폼 중 하나인 '오보(OVO)'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존 리아디 대표의 조부이자 리포그룹 창업주인 모흐타르 리아디 역시 블록체인 업계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업인 '오벤'과 함께 태평양 블록체인 연구소(PBRI)를 설립했을 정도다. PBRI는 학계 연구원, 가상자산 기업, 정부 기관을 연결해 동남아 전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보급하고 정책 제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동원의 가상자산 보폭 확대 둘러싼 엇갈린 시선…"성과 기대" vs "불확실성 우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명문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2015년 한화생명 전사혁신팀 부실장으로 입사한 후 미래혁신담당, 해외총괄담당직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임명돼 한화생명을 포함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왔고 현재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서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가상화폐 네트워크.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김 사장의 모교인 예일대학교는 가상화폐 분야의 거물들을 배출한 곳으로 익히 유명하다. 일례로 경제학과 출신인 크리스 킹은 암호화폐 투자회사 시그넘 그로스 캐피털(Signum Growth Capital)과 타워 리서치 캐피털(Tower Research Capital) 등을 거쳐 현재는 가상자산 전문 펀드를 운용하는 VC 핀테크 콜렉티브(FinTech Collective)의 투자 담당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예일대 졸업생인 존 우는 웹3(Web3)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기업 아즈텍 네트워크(Aztec Network)에서 근무했으며 웹3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아사일럼 벤처스(Asylum Ventures)의 심사역을 거쳐 최근 포티아이큐(fortyIQ)를 창업했다. 포티아이큐는 암호화폐·블록체인(Web3) 업계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딩, 스토리텔링, 콘텐츠 마케팅을 제공하는 미국 기반 에이전시다. 

 

가상자산 정책과 규제를 설계하는 미국 정치권과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는 유명 로비스트 중에서도 예일대 동문이 다수 포진해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전문 벤처캐피털(VC)인 '패러다임(Paradigm)'에서 대정부 업무를 총괄하는 알렉산더 그리브가 대표적이다. 예일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워싱턴 정가와 월가에서 손꼽히는 '크립토(가상자산) 로비스트'로 통한다. 미국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을 상대로 블록체인 산업에 우호적인 입법을 유도하고 규제 수위를 조율하는 게 그의 주된 업무다.

 

김 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화생명은 미국에서 맹활약 중인 한국계 금융 엘리트 모임 '뉴욕한인금융협회(KFS)'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KFS는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IB)을 비롯해 사모펀드(PE),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 메이저 금융사에 몸담고 있는 한국계 인사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다. 오랜 기간 고급 정보와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현지 한국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커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세대 금융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개최된 '2025 KFS 연례 콘퍼런스'에서 최고 후원 등급인 '플래티넘 스폰서(Platinum Sponsor)'로 참여했다. 플래티넘은 최소 10만 달러(한화 약 1억5000만원) 이상을 후원한 기업에 부여되는 등급이다. 앞서 2024년 8월 KFS가 주최한 '웨스트코스트 비전 서밋'에는 임동준 전 한화자산운용 USA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패널로 참석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가 진행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오피스 빌딩은 한화생명 소유이기도 했다.

  

▲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미국 내 한국계 금융인 모임인 '뉴욕한인금융협회(KFS)'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한인금융협회(KFS)가 주최한 포럼 현장. [사진=KFS]

 

KFS 내에도 가상자산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KFS 집행위원회 멤버 중 한 명인 스티브 한(Steve Hahn)이다. 스티브 한은 2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초대형 유튜버 제이크 폴(Jake Paul)과 그의 형 로건 폴(Logan Paul), 스탠퍼드대 출신의 한국인 투자가 제프리 우(Geoffrey Woo) 등과 함께 벤처 캐피털 '안티 펀드(Anti Fund)'를 공동 창업했다.

 

안티 펀드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알케미(Alchemy),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Web3 메타버스 프로젝트 와일더월드(Wilder World) 등의 투자 등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 안티 펀드의 공동 창업주들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켜 이를 유튜브에 콘텐츠로 제작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KFS의 명예회원으로 등재된 버나드 문 역시 글로벌 가상자산 전문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버나드 문은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및 벤처캐피털 네트워크인 '스파크랩스 그룹(SparkLabs Group)의 공동 창업자 겸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스파크랩스는 2013년 설립 이후 전 세계 6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미국의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Kraken)' 등이 포함돼 있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가상자산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김동원 사장의 행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탄탄한 네트워크를 앞세워 관련 분야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더불어 가상자산 분야 특유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패 가능성을 언급하는 부정적 평가도 함께 나온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르면 2030년, 늦어도 2035년이면 기존 암호 체계를 위협하는 '암호학적 유관 양자컴퓨터(CRQC)'가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비트코인의 개인 키를 해독하는 데 단 9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짚었다. 비트코인의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인 10분보다 짧아 가상자산을 탈취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의 테크 금융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등은 미래 금융의 모습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은 향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승부수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가상자산 시장은 양자컴퓨터, 해킹 사태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금융산업으로 규제 정비와 제도화가 진행 중인 과도기적 단계인 만큼 전통 금융기관 수준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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