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고용당국이 증가하는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익명조사와 전담팀 운영 등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다만 이주노동자 단체는 이번 대책이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에 치우쳐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는 4일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사전 모니터링 강화, 선제적 감독, 권리구제 확대, 현장 인식 개선 및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빈발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과 인권침해 다발 업종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외국인력상담센터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통한 온·오프라인 익명 신고창구를 신설할 방침이다.
또 한국 생활 적응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를 ‘외국인 인권리더’로 지정해 현장의 위험 사례를 파악하고 권리구제 절차를 안내하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50명 규모로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는 200여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산·경기·인천북부 등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 14개 지방노동관서에 ‘이주노동자 전담팀’을 신설해 인권침해 사건 대응을 총괄하도록 했다. 지방노동관서와 경찰, 출입국당국 간 핫라인도 구축해 중대 인권침해 사건 발생 시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자 쉼터 연계, 가해자 분리조치, 사업장 변경 지원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공인노무사와 다국어 상담원이 참여하는 ‘신고·상담의 날’을 운영해 상담과 신고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이주노동자 단체는 이번 대책이 구조적 문제 해결보다 사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정영섭 집행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전 예방 대책이라고 제시된 것은 외국인 인권리더 선정, 익명신고 창구 활성화, 사업주 대상 안내문 발송 정도”라며 “인권침해 예방에 큰 실효성이 있어 보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금체불이나 높은 산재 사망률 역시 이주노동자가 겪는 대표적인 인권침해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빠져 있다”며 “정부가 인권침해를 폭행이나 가혹행위 같은 일부 사례로만 협소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시한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정 집행위원장은 “위험하거나 괴롭힘이 있는 경우 사업장을 원활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은 그동안에도 반복적으로 제시돼 왔다”며 “현행 제도에서도 정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부분인데 같은 내용을 다시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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