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에서 제명되는 수모를 겪고도 이번 6·3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히 ‘자력 생존’에 성공한 한동훈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보수 진영 재편의 가장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오전, 당선이 확정된 한 당선인은 42.9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모두 따돌렸다. 당의 지원 사격은커녕 ‘지도부의 압박’과 ‘단일화 거부’라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거둔 승리다.
한 당선인은 이날 당선 이후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현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을 마치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당권파의 언행들은 보수 정당이 가져온 품격이나 실력에 맞지 않는다”며 “그런 부분을 이제는 반성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지금까지 보수 정치가 정치 세력의 이익과 정치공학을 앞장세운 면이 없지 않다”며 “먼저 왜 정치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통해 보수를 재건해야 하며, 그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을 완전히 버리지도 않으면서, 의미 있는 승리가 난 곳을 보면 보수 재건의 방향성에 공감하는 분에게 의외의 승리를 안겨주셨다”며 “보수가 퇴행하는 걱정을 극복해내고 보수를 재건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현 정권을 향해서도 “공소 취소와 같은 협잡을 시민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평가받아보겠다는 얘기를 선거 내내 했다”며 “의미 있는 경고를 제대로 받아들이라”고 일갈했다.
관심을 모으는 복당 문제에 대해 한 당선인은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부당하게 제명된 날 반드시 돌아간다는 말씀을 드렸고, 이번 선거 승리도 그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이라며 “국민의힘 다수 의원도 제가 제시한 보수 재건의 명분에 공감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복귀를 자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한동훈 브랜드’의 정치적 파괴력이 증명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그에게 ‘보수 재건의 적통’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서사가 부여된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한 당선인의 귀환으로 장동혁 대표의 입지는 그야말로 풍전등화가 됐다. 이번 선거 참패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내쫓은 인물이 무소속으로 당선돼 돌아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5선 고지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 내내 장 대표와 거리를 두며 승리한 점은 현재의 ‘장동혁 책임론’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 ‘친한(친 한동훈)계’도 세 결집에 나섰다. 배현진 의원은 “건전하고 유능한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며 한 당선인을 환영했고, 평택을에서 생환한 유의동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도 복당 필요성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당 지도부는 “60% 안팎의 대통령 지지율 속에서 서울·TK(대구·경북) 등을 지켰고 의석수도 늘렸다”며 ‘참패’가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오히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고리로 ‘부정선거’ 이슈에 민감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켜 당권을 강화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당선인의 향후 행보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우선은 당내 우호 세력을 규합해 ‘명분 있는 복당’을 추진하며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는 방식이다. 만약 장 대표 체제가 복당을 끝까지 가로막는다면, 한 당선인이 보수 재건의 깃발을 들고 신당 창당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국민의힘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한동훈 복당’을 둘러싼 당권파와 친한계의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5일까지다. 다만, 복당을 반대하는 당권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만큼, 한 전 대표의 복당 과정은 험난한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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