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1개 시군 중 29곳을 석권한 2018년을 재현하려 했으나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고, 참패가 예상됐던 국민의힘은 현직 단체장들의 생환으로 체면을 차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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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생각했던 국민의힘 단체장들이 당선된 지역들의 공통점은 정부의 부동산과 반도체 정책 역풍이 불어닥친 곳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경기남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전통의 보수강세 지역인 경기북부 10개 시군에서는 국민의힘이 4곳을 지키는 데 그쳤지만, 진보세가 강한 경기남부에서는 8명의 현직 시장이 살아 돌아오면서다.
◇부동산 정책 나비효과, 유권자 마음 돌렸나
대표적인 곳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다. 민주당은 성남시장 후보로 원조 친명 김병욱 전 의원을 공천했으나, 접전 끝에 신상진 현 성남시장에게 석패했다. 두 사람의 표차는 8048표(1.62%포인트)에 불과했다.
성남시의 경우 올 초 국토부가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분당만 재정비 물량을 동결하면서 민심이 들끓었다. 분당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김병욱 의원은 공공기여금 산정식 과다 책정 문제를 선거 막판에 꺼냈지만, 이미 돌아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책 역풍을 맞은 또 다른 지역은 과천과 의왕이다. 정부가 올해 1월 수도권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과천 경마장 이전과 해당 부지에 9800세대 규모 주택 공급을 발표하자, 두 지역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것처럼 들고 일어났다.
과천시의 경우 경마장에서 연간 500억원의 세수가 발생한다. 1년 예산의 10%에 달하는 금액이다. 거기다 아직 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갈현지구, 주암지구, 과천지구 등 신도시 인프라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미니 신도시급 택지가 공급될 경우 발생할 교통정체 등 혼란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런 우려는 의왕시도 마찬가지였다. 과천시와 연접한 탓에 대규모 택지가 공급될 경우 의왕시내로도 트래픽이 몰릴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신계용 과천시장과 김성제 의왕시장의 맨파워도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부동산 나비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수도권 남동권은 분당부터 시작해서 보수화가 진행되는 것 같다”며 “서남부는 진보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동남부는 강남은 아닌데 강남 정서 비슷한 것들이 있다. 모두가 강남, 분당이 되길 원하고 그런 정서들로 성향이 변하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혜주’ 이상일, 용인시 최초 재선 성공
용인시 최초 재선 시장이 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른바 ‘반도체 수혜주’로 불린다. 지난해 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지산지소’ 발언으로 시작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론은 용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국가산단과 일반산단 등에 쏟아붓는 돈만 1000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팹(Fab·생산라인) 건설 과정에서 지역 장비 업체를 이용하고, 근로자가 공급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최근 정부가 반도체 특별법상 ‘수도권 배제 조항’을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민심 이반은 더욱 가속화됐다. 민주당은 이상일 시장의 맞상대로 ‘친명 변호사’로 알려진 현근택 후보를 내세웠지만, 1만 7117표(3.02%포인트)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동산과 반도체 정책 관련 이슈는 경기남부권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며 “총선까지 2년 남은 상황에서 해당 이슈들로 민심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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