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관객을 세기말 감성으로 빠져들게 만들 강동원·엄태구·박지현의 영화 ‘와일드 씽’이 개봉했습니다.
지난 6월 3일, 뜨거운 기대를 안고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이라는 화려한 출연진들을 등에 업고 첫날 16만 관객을 돌파하며 유쾌한 출발을 알렸습니다. 공휴일 개봉에 코미디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 있는 수치죠.
전쟁이 터져도, 오늘 우리는 무대에 서는 거야!
헤드스핀을 하는 강동원과 그 시절 힙합을 입은 엄태구, 그리고 꾀꼬리같은 목소리를 가진 박지현. 이 세 사람의 파격적인 변신을 보고 어떻게 영화관으로 향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세 사람이 함께 출연한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평정했던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재결합을 그린 작품입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 리더 황현우(강동원)에게 재기의 발판이 될 공연 제안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현우는 뿔뿔이 흩어진 멤버들을 찾아 나섭니다. 생계형 방송인으로 근근이 전전하는 황현우, 재벌가 며느리가 된 변도미(박지현), 솔로 앨범 한 장에 빚더미에 올라앉은 구상구(엄태구). 셋 다 제각각의 방식으로 잠정적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죠. ‘달콤, 살벌한 연인’과 ‘해치지않아’를 통해 특유의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정립해온 손재곤 감독답게, 세 사람의 뭉치는 과정을 90년대 말 혼성 아이돌의 복고 감성과 특유의 유머 감각을 더해 유쾌하고 속 시원한 작품으로 완성해냈습니다.
강동원·엄태구·박지현, 망가지는 데 진심인 배우들
이 영화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의 변신입니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실제로 헤드스핀 기술을 몸에 익혔는데요. 신인 배우 같은 독기로 연습실에서 수도 없이 넘어지기를 반복한 끝에 완성된 명장면은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죠. 평소 내향적이기로 유명한 엄태구는 5개월 동안 랩 연습에 매달렸습니다. 형편없지만 열정만큼은 넘치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거침없이 망가졌고, 영화 속 상구의 랩 가사까지 트레이너와 직접 만들어냈습니다. 강동원의 헤드스핀 열정에 자극받아 곧장 연습실로 달려갔다고 하니, 이 영화의 에너지가 어디서 왔는지 짐작이 가죠. 박지현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재벌가 며느리로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다 무대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도미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세 사람 중 가장 입체적인 감정선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아냅니다. 세 사람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 영화에 온몸을 던졌고, 그 진심은 스크린 너머로 더욱 유쾌하고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개봉 전부터 시작된 트라이앵글 과몰입
‘와일드 씽’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을 수 있었던 데는 독특한 마케팅의 공이 컸습니다. 개봉 두 달 전, 극 중 그룹 ‘트라이앵글’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이 실제로 개설되었는데요. 세기말 감성의 콘셉트 포토와 앨범 티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기대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개봉 한 달여 전에는 트라이앵글의 메가 히트곡이라는 설정의 음원 ‘Love is’가 실제로 공개되었고, 4:3 화면 비율에 아날로그 필터를 입힌 뮤직비디오는 300만 뷰를 돌파했죠. 여기에 개봉 하루 전, 오정세가 연기한 라이벌 캐릭터 최성곤의 발라드 ‘니가 좋아’까지 공개되었습니다. 마치 실제 아이돌의 컴백처럼 단계적으로 쌓아올린 이 세계관은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관객들의 기대와 흥행의 열기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올여름 극장가에 가장 유쾌한 파란이 시작됐습니다. 세기말 감성으로 무장한 세 배우의 파격적인 변신과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완성된 세계관, 그리고 스크린 위에서 온몸을 던진 배우들의 진심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뭉쳐 개봉 첫날 16만 관객을 불러 모았죠.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트라이앵글처럼, ‘와일드 씽’의 새로운 소절도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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