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기업] 현대차·기아가 내수 부진에도 웃고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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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기업] 현대차·기아가 내수 부진에도 웃고 있는 이유

한스경제 2026-06-04 15:2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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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양재 사옥./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의 양재 사옥./현대차그룹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내수 부진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판매 목표 달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양사의 단기 실적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 확보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4일 현대차·기아가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달 글로벌 도매판매는 현대차가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한 32만5473대, 기아는 2.7% 증가한 27만7715대를 기록했다. 양사 합산 기준으로는 60만318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내수와 해외 판매는 각각 13%, 1% 줄며 전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 내수 부진에 달성률 하락…수요 둔화·경쟁 심화 이중고

현대차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536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해외 판매도 28만109대로 4.6% 줄었다. 국내 판매에서는 레저용 차(RV)와 제네시스 감소폭이 컸다. RV는 1만5799대로 32.0% 줄었고 제네시스는 6161대로 35.3% 급감했다.

반면 기아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난달 국내 4만4713대, 해외 23만2781대, 특수차량 221대 등 총 27만7715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0.6% 소폭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3.4%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5만2293대로 글로벌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셀토스 2만9208대, K4 2만1488대가 뒤를 이었다.

양사의 판매 목표 달성에도 다소 부담이 남아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도매판매 목표는 각각 415만8000대, 335만대다.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는 현대차 162만7623대, 기아 133만4714대로 목표 대비 달성률은 각각 39.1%, 39.8%에 그쳤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달성률인 현대차 40.5%, 기아 41.0%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현대차 울산 수출선적부두 및 공장전경 / 현대차 제공
현대차 울산 수출선적부두 및 공장전경./현대차

업계에서는 글로벌 산업 수요 저성장과 경쟁 심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부품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현대차·기아의 판매가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내수 부진이다. 현대차·기아의 5월 누적 합산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과거 6년 평균 대비로는 95%, 최근 3년 평균 대비로는 93%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16.9%로 낮아졌다.

해외 시장도 낙관하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HEV) 판매가 견조하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수요 둔화와 업체 간 경쟁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와 가격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익성 방어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실적보다 미래 사업…SDV·자율주행·로봇에 쏠린 시선

그럼에도 시장의 시각은 양사의 단순 판매 실적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완성차 업종의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쟁사와 과거 평균을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자동차 제조업 외에도 로봇과 자율주행, SDV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율주행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할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SDV 기술 실증 모델인 페이스카와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완성도가 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줄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더 이상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축적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술 구현 수준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스팟(오른쪽)의 모습./기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스팟(오른쪽)의 모습./기아

로보틱스도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핵심 영역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연구·제조시설 개소와 공장 실증 테스트, 기업공개 주간사 선정 가능성 등을 그룹의 미래 사업 가치를 높일 주요 촉매로 제시했다. 자동차 제조 역량과 로봇, AI, 물류 자동화가 결합될 경우 그룹의 사업 영역이 제조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차·기아가 당분간 판매 회복과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대차의 생산 정상화와 신차 출고 확대를, 기아는 전동화·목적기반차(PBV) 판매 확대가 실적 반등의 관건으로 꼽힌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차량 라인업만으로 차별화를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향후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하고 사업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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