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학습 시장을 ‘쿠다(CUDA)’로 장악했던 엔비디아가 가상 세계를 넘어 현실 세계의 로봇을 제어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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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구축하던 로봇 개발을 하나로”… 엔비디아 플랫폼 ‘아이작 GR00T’
엔비디아는 대만 컴퓨텍스 2026 기간 중 열린 ‘GTC 타이베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개발 환경으로 제공하는 ‘엔비디아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격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엔비디아의 로봇용 컴퓨터 ‘젯슨 토르’와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한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몸체에 촉각 5지 로봇 손, 최신 블랙웰 기반 온보드 컴퓨팅, 그리고 로봇 학습·시뮬레이션·배포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통합한 구조다.
그동안 로봇 개발사들은 하드웨어 통합부터 데이터 수집, 시뮬레이션, 모델 학습, 실제 배포 과정을 각기 따로 구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엔비디아는 이 복잡한 과정을 아이작 텔레옵, 아이작 심, 아이작 랩, 아이작 ROS 등 자사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묶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젠슨 황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세계 최대 산업 분야에 피지컬 AI를 도입해 수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회를 열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레퍼런스 로봇은 연구자들에게 범용 피지컬 인텔리전스를 향한 단일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38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았으며, 모건스탠리는 공급망과 서비스 등을 포함해 2050년 무려 5조 달러(약 7647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시점에서는 단일 로봇 완제품보다 이를 학습시키고 검증할 ‘개발 플랫폼’의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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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한국 로봇 스타트업과 최초 만남… ‘에이로봇’ 등 초청
이러한 플랫폼 선점 전략은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과 고스란히 맞물린다. 5일 오후 입국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을 만나는 황 CEO는, 오는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로봇·AI 스타트업 대표 및 학계 연구진을 만나는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황 CEO가 국내 로봇 스타트업을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엔비디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온 유망 기업들이 대거 초청됐다. 로봇·AI 업계에서는 에이로봇, 디든로보틱스, 리얼월드, 업스테이지, 노타, 베슬AI, 엔닷라이트 등이 참석하며, 서울대와 KAIST 등 학계의 주요 로보틱스 연구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표적인 국내 휴머노이드 개발사인 ‘에이로봇’은 작업형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ALICE)’를 개발 중인 기업으로, 엔비디아의 AI 컴퓨터와 시뮬레이션을 적극 활용해 왔다. 올해 CES 2026 당시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 영상에 ‘앨리스’가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조 강국 한국, ‘피지컬 AI’의 최적 테스트베드
업계는 엔비디아가 가상 지능을 현실의 물리 시스템과 연결하는 ‘피지컬 AI’의 가장 강력한 산업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잇’에서도 “한국은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칩과 D램뿐 아니라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 함께하고 있다”라며 “특히 로보틱스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한국 로보틱스 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싶다”고 강한 투자와 협력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물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제조 기반을 넓게 갖춘 한국은 AI 로봇이 활약할 실제 산업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을 검증하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최적화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장악한 엔비디아와 하드웨어 제조 기술을 가진 한국 로봇·AI 군단의 이번 만남이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의 판도를 흔들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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