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철수 전제
의회 승인 요구안 통과
미국, 이스라엘, 레바논 대표단이 새로운 휴전 협정 이행을 위해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가디언지 갈무리
[포인트경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적대 행위를 종식하기 위한 휴전 이행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고 포괄적인 평화 협정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를 넘어선 통상 성과로 평가된다.
4일 가디언지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 직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휴전 재개 소식을 전하며, 이번 휴전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민병대의 완전한 사격 중단과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의 전면 철수를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양측은 레바논 정규군이 모든 비국가 무장 세력을 배제하고 해당 지역을 독점 통제하는 '시범 지역'을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양국의 휴전은 지난 4월 17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서로 상대방의 위반 행위를 주장하며 공격을 지속해 와 파행을 겪었다. 이번 워싱턴 회담은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재개한 지난 3월 2일 이후 양국 외교관이 직접 마주한 네 번째 자리다. 다만 헤즈볼라 측 관계자는 "부분적인 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여전히 불씨를 남겼다.
실제 합의 당일까지도 치열한 국경 교전은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테브닌의 공립 병원 인근 등에서 최소 9명이 숨졌고, 구급차가 피격돼 구급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잠재적 평화 협정으로 헤즈볼라의 공세가 완전히 멈추기 전, 최대한 많은 타격을 입히기 위해 막판 공세를 감행한 것으로 분석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레바논과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중동 분쟁 해결을 서두르는 데는 경제적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3개월 이상 폐쇄되면서 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고 있으며, 최근 이란 드론의 쿠웨이트 공항 공격 책임을 둘러싸고 미군과 이란 혁명수비대 간의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전황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의회의 정치적 압박도 거세다. 미국 하원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거나 미군을 즉각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지지하며 백악관에 제동을 걸었다. 해당 결의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더라도 실질적인 법적 효력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나,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인 전쟁 수행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테헤란 당국은 미국과의 평화 회담 중단 카드로 워싱턴을 압박하고 있어, 이번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핵협정 전반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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