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이강인,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두 핵심이 동시에 움직이자 경기의 결이 달라졌다.
고지대 적응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홍명보호는 이 두 축을 중심으로 공격의 해답을 찾아갔고, 결국 엘살바도르를 1대0으로 제압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전 마지막 시험대를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은 결과보다 과정의 확인에 가까웠다.
전반전 한국은 강한 압박과 고지대 환경에 고전하며 좀처럼 공격 리듬을 만들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순간, 경기의 균형은 후반 12분 이동경의 결승골로 갈렸다. 제한된 기회를 정확히 살린 이 한 방이 승부의 전부였다.
하지만 이날의 진짜 메시지는 득점 장면 너머에 있었다. 뒤늦게 합류해 벤치에서 출발한 손흥민과 이강인이 후반 함께 투입되며 경기의 방향을 바꿔놓은 것이다. 후반 18분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은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 공격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트리니다드토바고전(5대0승) 멀티골로 건재를 증명한 가운데, 이날은 직접 득점보다는 연계와 압박을 통해 공격의 기준점을 세웠다.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도 슈팅을 만들어내며 상대 수비를 계속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득점은 없었지만 존재 자체가 수비 라인을 흔드는 유형의 경기였다.
반면 이강인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경기의 리듬을 장악했다. 투입 직후부터 우측에서 볼을 받아 전환 속도를 끌어올렸고, 좁은 공간에서도 탈압박과 전진 패스로 공격의 숨통을 열었다.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와 연계는 짧은 시간에도 명확한 그림을 만들었다. 패스 성공률 95%라는 수치는 단순한 안정감이 아니라 ‘장악력’을 보여준 결과였다.
특히 경기 막판 장면들은 이강인의 존재감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오른발 슈팅, 그리고 추가시간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공을 지켜낸 장면은 단순한 활약을 넘어 대표팀 중심축으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줬다.
결국 이 경기의 핵심은 득점이 아니라 구조였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압박을 견디고 공간을 만드는 동안 이강인은 그 아래에서 전개와 창의성을 책임졌다. 서로 다른 역할이 동시에 작동할 때 한국 공격은 비로소 입체적인 형태를 갖췄다.
홍명보호는 2연승으로 평가전을 마치고,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향한다. 한국은 손흥민이라는 검증된 해결사와 이강인이라는 창조적인 플레이메이커를 앞세워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은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