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수위 대폭 축소
법적 다툼 부담 반영
금융위 최종 의결 남아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최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 촉구 기자회견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금융감독원이 당초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심의했던 은행권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을 결국 6000억원대로 대폭 감경했다. 금융위원회의 제재안 반려에 따라 법리적 완결성을 보완하고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제재 수위를 크게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홍콩ELS 과징금 부과액을 결정했다. 이번 전격적인 감경은 이번 선거 직전달인 지난달 14일 금융위가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등을 보완하라며 제재안을 금감원에 돌려보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주요 제재안을 공개적으로 반려한 것은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 이후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당국 내부에서도 제재안의 규모와 법리적 완결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감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최초 4조원대 수준의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를 검토했었다. 이후 은행권의 자율 배상 노력 등을 감안해 사전 통보 단계에서 2조원대로 낮췄고, 지난 2월 제재심에서는 이를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재차 경감해 금융위에 넘겼다. 그러나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마저도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금융사들이 제기한 각종 제재 취소 소송에서 금융당국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홍콩ELS 건 역시 향후 치열한 법적 다툼으로 번질 경우 사법부에서 승소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 당국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과도한 징벌적 과징금이 가뜩이나 위축된 은행들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지원 역량을 더욱 옥잴 수 있다는 우려도 감경 기조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이번 임시 제재심에서는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위반 방법을 각각 '중'에서 '하'로 하향 조정하면서 부과 기준율 자체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6000억원대로 몸집이 줄어든 은행권의 최종 과징금 수위는 향후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공식 공지를 통해 제재심을 열어 지난번 금융위의 보완 요청에 대한 후속 검토 결과를 보고하고 위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토 결과와 제재심 논의 의견을 종합해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금융위에 안건을 다시 전달할 예정이라며 금전 제재 수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추후 금융위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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