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평택을 3위’ 조국의 야망이 남긴 진보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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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평택을 3위’ 조국의 야망이 남긴 진보의 상처

투데이신문 2026-06-04 13:38: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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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2곳을 싹쓸이하며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에게 막판 역전패를 당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에 이기고도 이겼다고 말할 수 없는 억울한 상태가 돼버렀습니다. 자잘한 국지전에서는 쏠쏠한 전리품을 챙겼지만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서울시장과 평택을 부산북갑 등의 재보궐선거에서는 패배해 상처뿐인 승리를 떠안게 된 것입니다.

선거 후 백가쟁명식의 복기가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번 선거처럼 승자가 압승을 거두고도 찝찝한 구석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억울한 패배’을 야기한 이유 중의 하나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꼽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권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아닌데 왜 ‘조국 책임론’이 나오는 것일까요. 먼저 모든 선거에는 바람, 인물과 함께 구도라는 게 있습니다. 강자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의도적인 구도의 틀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거 상황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또는 불가피하게 구도가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선거 초반에 강자가 의도적으로 구도를 몰아가는 전개 방식이 있습니다. 선거의 본질을 특정 프레임 안에 가둬 유권자들의 선택 방향 자체를 재설정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대선이었습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당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선거를 단순한 ‘윤석열 대 이재명’의 인물 경쟁으로 끌고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라는 이분법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윤석열 개인에 대한 호불호보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더 크게 부각시키면서 선거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으로 밀어 넣은 것입니다.

또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성공 지원론’을 앞세워 지역 일꾼 경쟁보다 중앙정부 지지 구도를 강화했습니다. 결국 선거는 후보 개인전이 아니라 구조적인 정치 프레임 전쟁이 되었고 강자가 의도적으로 그 판을 설계하고 주도해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구도는 특정 정치세력이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선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또는 불가피하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였습니다. 원래 이 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 성격이 강했고 서울시 행정과 부동산 문제, 코로나 시기 민생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될수록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습니다.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었고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키우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박영선의 정책 경쟁보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차기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유권자들의 관심 역시 서울시정 자체보다 ‘정권교체 가능성’과 ‘차기 권력구도’에 쏠리면서 본래 지방행정 선거의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했습니다. 결국 오세훈이 그 구도의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6·3 지방선거의 구도를 풀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불가피하게 형성된 구도에 선거의 본질이 훼손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애초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부 평가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고공행진 지지율과 출범 2년차의 호조건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나마’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싹쓸이 할 수 있었습니다.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팽택시을 국회의원 후보가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팽택시을 국회의원 후보가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그런데 문제는 지선과 같이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 대권주자 조국의 참전으로 선거 구도가 급변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조국 대표의 이번 평택을 참전은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사면복권 뒤 반성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고 진보의 분열을 가져오는 재보선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습니다.

급기야 진보진영은 둘로 쪼개졌습니다. 조국을 미는 친문과 김용남을 미는 친명계가 충돌하면서 차기 당권 대리전으로까지 판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온갖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도 난무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조국이 내보인 반응을 두고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조국 대표는 김용남을 공격하면서도 선거의 출마 명분을 ‘국힘 제로’라고 포장했습니다. 그런데 조국의 패배한 뒤 첫 멘트도 “국힘 제로의 명령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국은 선거 내내 김용남에 대해 네거티브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공격은 거의 없었습니다. 선거 처음과 마지막에 딱 두 번 국힘 제로를 외쳤지만 실제로는 선거 기간 내내 ‘김용남 제로’를 외치고 다닌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처신입니다. 그는 조국이 깔아놓은 분노와 저주의 선거운동판을 제대로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김용남 사퇴론을 묵인 내지 동조하고 다녔습니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낙선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낙선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과정에서 김어준은 뉴스공장에서 유시민 작가를 동원해 조국 지원 사격과 김용남에 대한 역사적, 정치적 비토론을 거창하게 전개해나가며 선거판을 더욱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김용남은 이 과정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상처를 받았고 또한 사채업자 파렴치한으로 몰려 ‘인격 살해’까지 당했습니다.

문제는 김용남의 생채기도 컸지만, 그 반사이익으로 인해 챙긴 소득도 조국의 손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조국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나’ 할 정도로 선거 내내 계속한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은 오히려 지지율 하락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앞서 밝힌 대로 애초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부 평가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될수록 전국적 관심은 광역단체장 선거보다 평택을·부산북갑 재보선 같은 대권주자들의 생환 여부만 소비되는 거친 권력투쟁의 장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조국혁신당과 조국 측이 이를 의도적으로 정치화하며 스스로를 ‘차기 주자 대결’의 프레임 속으로 억지로 욱여넣은 것입니다. 말로는 국힘 제로를 외쳤지만 진보진영 지지층에게 ‘이번에 내가 안 되면 민주당도 어렵게 될 것’이라는 노골적인 ‘위협’의 뉘앙스를 풍긴 것입니다.

결국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승리했지만 ‘민주당 압승’보다 ‘조국 패배’의 책임 덤터기를 쓰게 됐고 이 과정에서 진보진영은 아군과 적군이 전부 드러나게 돼버렸습니다. 조국의 평택을 참전이 부른 나비효과는 자신의 선거 패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에 거대한 산불을 내는 결과를 낳고 말았던 것입니다.

지난 5월 29일 유시민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지난 5월 29일 유시민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어준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이렇게 집권여당이 이기고도 조국의 패배에 묻혀 고개를 못드는 상황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조국은 진영의 전체 이익과 어렵사리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개혁 성공에 관심을 보이기보다 개인의 대권 로드맵을 실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나섰다가 그 후폭풍이 진보 전체로 불붙게 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재보선의 블랙홀이 되었고 그 중심에는 조국이 평택을에 참전하면서부터 ‘직조된’ 불가피한 구도가 그 밑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조국은 비상계엄과 윤석열 탄핵 이후 갈 곳이 없이 광야를 헤매고 다니던 ‘굶주린 보수세력’들에게 투표의 고깃덩어리를 던져준 셈이 됐습니다.

반면 진보진영에게는 ‘조국 피로감’을 확산시켜 투표장으로 가는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었고 ‘신나는 투표’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강제적인 투표행위가 돼 버렸습니다. 결국 평택을의 진보진영 분열과 갈등 노정은 그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고 보수에게는 결집을, 진보에게는 분열의 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류는 향후에도 끊임없이 민주당의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또 다른 먹잇감이 될 것이 뻔합니다. 이런 점에서 조국이라는 존재는 진보에 과연 어떤 영양가가 있는 정치인인지 되묻게 됩니다. 왜 진보의 일부는 조국에게 그토록 매달리는 걸까요.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1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안중시장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1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 안중시장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는 김어준 유시민 등을 비롯한 친문세력의 ‘주류 의식’ 때문입니다. 김어준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노무현을 목숨 걸고 지킨 진보의 주류라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수박’들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려 할 때 그것을 끝까지 지킨 강성 탈레반으로도 통합니다.

특히 친문들에게 발견되는 이런 빗나간 주인의식은 민주당을 종종 ‘진보수구 집단’으로 인식케 하는 기제가 됩니다. 친문 중심으로 형성되는 일종의 패거리 문화는 ‘동지의식’으로 포장되지만 이제는 그 명운이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이번 조국의 추락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김어준과 유시민이 조국을 등에 업고 눈물겹게 뛰어보았지만 결국 결승선에는 3번째로 들어왔습니다. 조국 대표야 다시 도전하거나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회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진보진영에 뿌려놓은 분열과 갈등의 씨앗은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당의 주류는 ‘고인물’들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쇄신하고 수구를 혁파하려는 개혁적 인사들이 주류가 돼야 합니다. 하지만 유시민 김어준 등은 ‘내가 여기 주인’이라며 주류부심을 평생 훈장으로 달고 다닙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비판을 조롱하고 깔아뭉갭니다. 진보의 고인물이 주류가 되는 세상이 과연 옳은 세상일까요. 조국의 평택을 3등에 그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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