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4일 개표 집계 결과,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석을 휩쓸며 4년 만에 지방 권력을 되찾아왔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2곳을 싹쓸이했던 것과 정확히 뒤바뀐 결과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국민이 ‘정권 심판론’보다 ‘국정 안정론’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뼈아픈 장면도 연출됐다.
이번 선거 최대 하이라이트는 단연 서울시장 선거였다. 개표 초반부터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줄곧 1위를 지키며 민주당의 ‘서울 탈환’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정 후보의 승리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승리의 축배를 들기엔 너무 일렀다. 이날 새벽으로 접어들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고, 오전 7시15분께 개표율 93.9% 시점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0.06%p 차로 판을 뒤집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헀다. 이후 격차는 조금씩 더 벌어졌고, 결국 오 후보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서울시장직 수성에 성공했다.
정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며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히 받들겠다. 제가 부족했다.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고, 더 깊이 듣지 못했다. 더 넓게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역전을 거둔 오 후보는 “서울시민의 삶의 길에도 밝은 청신호가 켜졌다”며 “이번 선거가 저 오세훈 개인의 승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청년과 성실한 시민들, 소상공인과 노후가 더 안락하고 존엄하기를 염원하는 어르신들의 승리인 동시에 상식의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국 최대 유권자가 몰린 정치적 상징 수도 서울을 막판에 내준 것은, 12석 승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큰 숙제를 남겼다.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민주당의 ‘푸른 물결’이 휩쓸었다. 경기(추미애)와 인천(박찬대) 등 수도권 핵심 요지를 탈환한 민주당은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4곳을 모두 싹쓸이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던 영남권의 균열이다. 부산(전재수)과 울산(김상욱)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동진 정책이 현실화됐다. 호남(광주 민형배·전북 이원택·전남 김영록)과 제주(위성곤), 강원(우상호) 역시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민주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강력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서울과 전통적 텃밭인 대구(추경호)·경북(이철우), 그리고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접전 끝에 지켜낸 경남(박완수)까지 총 4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달아 무너지며 당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같은 영남권인 부산과 울산을 민주당에 내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지지 기반의 추가 이탈이 현실화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오 후보의 서울 수성과 박 후보의 경남 연임 성공이 당의 완전 붕괴를 막아내는 최소한의 방어선 역할을 했지만,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후폭풍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함께 치러진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에서 승리했다. 최대 관심 지역이었던 부산 북구갑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모두 꺾고 신승을 거뒀다.
반면 평택을에 출마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려 낙마했다.
한편,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1.0%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시 중단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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