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D-47, '공부'가 '근무지 이탈'로…법원 "오인했어도 징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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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D-47, '공부'가 '근무지 이탈'로…법원 "오인했어도 징계 가능"

로톡뉴스 2026-06-04 11:40: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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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앞둔 병사가 후임 말을 오해해 9일간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징계위에 회부됐다. / Aㅑ 생성 이미지

전역을 불과 47일 앞둔 병사가 '공부해도 좋다'는 후임의 말을 믿고 생활관에 머물다 '근무지 이탈'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고의가 아닌 '오해'였다고 항변하지만, 법원의 과거 판례는 허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의 이탈 행위 자체를 징계 사유로 인정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호사들의 엇갈리는 전망 속에, 징계 처분에 불복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서명의 효력'과 항고 절차의 함정까지 짚어본다.

"공부해도 좋다"…후임의 말이 부른 9일간의 이탈

사건의 전말은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전역을 47일 남긴 A병사는 후임병으로부터 "처 부장님께서 전체 작업이 없는 경우 생활관에서 공부해도 된다고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이를 정당한 허가로 믿은 A병사는 휴가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9일 동안 생활관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이는 간부의 지시를 후임병이 잘못 이해해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의적인 근무 기피가 아닌, 의사소통 과정의 오류가 빚어낸 촌극이었지만 부대는 A병사를 대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정상참작" vs "계획적 행위"…변호사들의 엇갈린 시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A병사의 '고의성 부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갈렸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현재 사정만 놓고 보면 군기교육대보다는 휴가 제한·휴가 단축 등 비교적 가벼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우선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라며 정상참작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법무법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는 "상담자가 불리한 것은 근무지 이탈이 9일이나 되는 점입니다"라고 지적하며 "이런 경우에 상담자는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행위로 취급되어, 징계양정상 군기교육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군기교육대 처분이 나오면 상담자의 전역일자는 병역법상 무효가 되고, 군기교육일 수 만큼 늘어난 일수로 전역일자가 변경됩니다"라며 전역일 연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법원의 잣대는 더 엄격…'오인' 항변, 통할까?

변호사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법원의 판단 기준은 사안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A병사의 행위는 군인사법 제56조 제3호의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에 해당해 징계사유 자체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A병사가 주장하는 '오인'에 대해 대법원은 과거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연가 허가 전 근무지를 이탈한 것은 징계사유가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누2521 판결).

이는 허가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탈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으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징계사유를 없애지는 못하고 처벌 수위를 정하는 '양정' 단계에서나 고려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심지어 대전지방법원은 '무단이탈 기간'에 대해 "별도의 복무기간 연장 처분 없이도 당연히 의무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판결해(대전지방법원 2024. 2. 8. 선고 2021구합104848 판결), 군기교육 처분을 받을 경우 그 기간만큼 전역일이 연기될 수 있다는 김영오 변호사의 경고에 힘을 싣는다.

서명 하나에 항고권이?…"'이의 없음' 문구 절대 주의"

만약 원치 않는 징계 결과가 나왔을 때, A병사가 항고권을 지키기 위해선 '서명'에 신중해야 한다. 징계 결과 통보서에 서명하는 행위 자체는 '수령 확인'의 의미가 강해 항고권 포기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부 서류에 포함될 수 있는 특정 문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심의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서명하는 것은 보통 수령 확인의 의미이지, 그 자체로 항고권 포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면서도 "다만 '이의 없음', '항고 포기' 같은 문구가 있으면 그대로 쓰지 말고, '수령만 확인하며 항고 여부는 추후 결정' 취지를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적 분석 역시 항고권 포기는 '항고포기서'라는 별도 서류에 명시적으로 서명했을 때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징계 위에서 고의 없음을 얼마나 소명해 군기교육 처분을 피하느냐가 전역을 코앞에 둔 A병사의 운명을 가를 제1 관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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