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본 쓰레기봉투 품귀 확산…마트마다 구매 제한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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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 쓰레기봉투 품귀 확산…마트마다 구매 제한 안내문

포인트경제 2026-06-04 11:29: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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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에 나프타 공급 우려 확산
일본 지자체, 지정 봉투 없어도 일반 투명봉투 허용
한국은 3월 사재기 우려 이후 5월 확산 움직임은 제한적

[포인트경제] 일본 각지에서 지방자치단체 지정 쓰레기봉투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정 봉투를 미리 사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원료 조달과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매장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판매 제한과 임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5월 하순 치바현(千葉県) 이치하라시(市原市)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판매점에서는 지정 쓰레기봉투가 품절되거나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매장에 따라서는 일정 수량만 진열해도 곧바로 판매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봉투를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품귀 현상은 생산량 급감보다 소비자 불안에 따른 일시적 구매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마스크 부족, 최근 쌀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 등 생활필수품을 둘러싼 혼란이 반복됐다. 이 같은 경험이 “보이면 미리 사둔다”는 소비 심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마쓰도시(松戸市) 지정 쓰레기봉투 구매 제한 안내문/사진=박진우 특파원 ⓒ포인트경제 4일 마쓰도시(松戸市) 지정 쓰레기봉투 구매 제한 안내문/사진=박진우 특파원 ⓒ포인트경제

일본 환경성은 5월 중순 지정 쓰레기봉투의 국내 공급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체와 상사 28곳을 대상으로 상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업체들은 앞으로도 예년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4월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배에서 2.0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구매량은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1.2배에서 3.0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환경성은 보고 있다. 생산과 출하가 유지되고 있어도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구매하면서 판매 현장의 재고가 빠르게 사라지는 구조다.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일본 지자체들은 잇따라 임시 대응에 나섰다. 이치하라시는 4월 하순부터 시 지정 봉투가 아니더라도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 또는 반투명 봉투 사용을 인정했다. 시는 지정 봉투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냉정한 행동을 요청하고 있다.

시즈오카시(静岡市)도 5월 19일부터 당분간 시 지정 봉투가 아닌 일반 쓰레기봉투 사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체에는 재고가 있지만 일부 슈퍼마켓 등 판매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키타현(秋田県) 기타아키타시(北秋田市), 이바라키현(茨城県) 류가사키시(龍ケ崎市), 치바현 나가레야마시(流山市) 등도 비슷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

대도시인 나고야시(名古屋市)도 임시 조치에 들어갔다. 나고야시는 5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가정용 쓰레기와 자원 배출용 지정 봉투를 구하지 못한 경우에 한해 무색 투명 또는 반투명 봉투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연 쓰레기와 불연 쓰레기는 봉투에 해당 표시를 직접 쓰거나 종이를 붙여야 하며, 색이 있는 봉투나 다른 지자체의 지정 봉투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나고야시의 조치는 지정 봉투 제도를 유지하되, 당장 봉투를 구하지 못해 쓰레기 배출이 막히는 상황은 피하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많은 지자체는 태울 수 있는 쓰레기와 타지 않는 쓰레기, 재활용품 등을 구분해 배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정 봉투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정 봉투가 부족해지면 주민 입장에서는 생활쓰레기 배출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4일 품귀 현상으로 대부분 비어 있는 마쓰도시 지정 쓰레기봉투 판매대/사진=박진우 특파원 ⓒ포인트경제 4일 품귀 현상으로 대부분 비어 있는 마쓰도시 지정 쓰레기봉투 판매대/사진=박진우 특파원 ⓒ포인트경제

일본 환경상도 필요한 양 이상으로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급망 자체가 무너진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판매 현장의 부족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소비자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 말 나프타 수급 불안과 관련해 종량제 쓰레기봉투 사재기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완제품 재고가 전국 평균 3개월분 이상이라고 설명했고, 4월 초 제작 현장과 재생원료 활용 상황을 점검했다. 5월 들어 일본처럼 종량제 봉투 품귀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는 뚜렷한 후속 보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일본의 지정 쓰레기봉투 품귀 논란은 원자재 공급 불안이 소비자 심리와 결합할 경우 실제 생산 차질이 크지 않더라도 현장에서는 곧바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지자체들은 일반 봉투 사용 허용이라는 임시 대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생활필수품을 둘러싼 불안 심리가 반복되는 만큼 신속하고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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