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항만 운영 복잡성이 커지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뎠던 해운 산업에도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혁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메일과 수기 문서에 의존하던 해운 운영 구조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바꾸려는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AI Native 해운 플랫폼 기업 오션스마트가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4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션스마트는 해운 산업 내 ‘아마데우스(Amadeus)’ 구축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항공업계가 글로벌 유통 시스템(GDS)을 통해 예약·운항·배분 등의 핵심 운영을 디지털화한 반면, 해운업은 여전히 항로 설계와 선복 배분, 일정 조율 상당 부분을 이메일과 수기 문서에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회사는 대형 본선과 피더선 간 환적(Transshipment)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거점 항만과 지역 항만을 연결하는 피더 네트워크 운영 과정에서 수작업 기반 일정 조정이 반복되면서 운영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오션스마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Native 해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대형 본선과 피더선 정보를 통합하고, 선박 일정·항만 슬롯·화물·운임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항로별 최적 배선 계획을 제안하는 구조다. 운항 과정에서 항만 혼잡이나 일정 변경 같은 변수가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비용과 스케줄을 재조정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창업자인 유창현 대표는 국내외 해운 소프트웨어 분야 경험을 갖춘 연쇄 창업가다. 과거 한진해운과 싸이버로지텍에서 글로벌 선사 대상 해운 ERP 사업과 미국 공급망 소프트웨어 사업을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디지털 화물 플랫폼 Opus9을 창업하기도 했다.
글로벌 인재 확보도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Maersk와 글로벌 해운 플랫폼 INTTRA 출신의 Gregory White 등이 사업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런 전문성을 기반으로 창업 1년 만에 아시아계 선사를 고객사로 확보해 실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를 집행한 남우현 팀장은 “해운 운영은 실시간 변동성이 크지만 기존 시스템은 배치 기반 EDI 연동과 수기 문서 중심으로 운영돼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다”며 “AI와 경량 API 기술 결합을 통해 실시간 운영 최적화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션스마트는 글로벌 현장 경험에서 축적한 도메인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운 디지털 전환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운 산업 특성상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고 글로벌 표준화 장벽이 높은 만큼, 실제 시장 확장 과정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선사별 운영 체계 차이와 보수적인 산업 문화,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가 AI 기반 플랫폼 확산의 변수로 꼽힌다.
유창현 대표는 “글로벌 해운 산업은 오랜 기간 디지털 전환이 가장 더딘 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초기 피더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AI 기반 운영 최적화 구조를 빠르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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