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향후 서울 부동산 정책은 정비사업 속도전과 도심 고밀 개발,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를 축으로 한 기존 기조가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4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주요 공약과 서울시 정책 방향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주택 공급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공급 중심 정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추진돼 온 신속통합기획과 한강변 개발,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 등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이번 선거 결과가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 강력한 정책 연속성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 시장은 재임 기간 내내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이 직접 공급을 주도하기보다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의 사업 추진 동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은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신속통합기획은 복잡한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를 서울시가 직접 지원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정비사업 전 과정을 10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후보지 발굴부터 계획 수립, 심의 절차까지 원스톱 행정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통합심의 기능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치 미도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목동 신시가지 등 대형 재건축 사업장은 물론 성북·노원·도봉·은평 등 강북권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도 추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업 참여 수요 역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공간 구조 개편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 시장의 핵심 도시계획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본격 추진되면서 한강변 개발과 도심 고밀화 전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강변 층수 규제 완화와 유연한 용적률 적용을 바탕으로 압구정·여의도·성수·용산·마포 등 주요 수변 지역의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문화·상업·관광 기능이 결합된 복합 수변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준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용적률 상향 논의 역시 이러한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역세권 중심의 고밀 개발 전략도 서울시의 핵심 성장축으로 꼽힌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도시철도 확충 사업에 맞춰 역세권 복합개발을 확대하고, 주거·업무·상업 기능이 결합된 '콤팩트 시티' 모델을 서울 주요 거점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미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공급 확대 효과를 검증해 온 만큼 향후 직주근접형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및 제도 측면에서는 기업형 민간임대 시장 활성화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오 시장은 공공 중심의 임대주택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을 활용한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특히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한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대상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민간 자본 유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와 서울시의 공급 확대 정책이 맞물리면서 우량 정비사업과 임대주택 사업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정책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시장에는 가장 강력한 호재"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작동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서울 주택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부동산 연구기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신규 공급 부족을 지목해 왔으며, 정비사업 정상화와 도심 내 공급 확대가 실현될 경우 장기적인 가격 안정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질 경우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과거 재건축 규제 완화 국면에서도 주요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사례가 반복된 바 있다. 또한 정비사업 이주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시장 불안과 개발 수혜 지역과 비수혜 지역 간 자산 가치 격차 확대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 확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운영 등을 통해 시장 안정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급 확대 기대 심리를 관리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 정책의 효과가 실제 입주 물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 시장 흐름은 금리와 경기, 정부의 대출 정책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오세훈 시정의 부동산 정책 성패는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얼마나 균형 있게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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