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축적된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복제약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신약과 바이오 기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디지털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수출과 해외 임상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신시장 개척 전략과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종근당의 연구개발(R&D) 역사는 국내 제약업계의 '복제약 중심 성장'에서 '혁신신약 개발'로 전환하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국내 최초의 연구소를 설립한 종근당은 자체 신약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R&D로서 제약업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종근당의 최근 가장 큰 R&D 성과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CKD-510이다.
CKD-510은 HDAC(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 억제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로, 지난 2023년 스웨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약 13억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이는 종근당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이며 국내 제약사의 관련 사례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노바티스는 현재 해당 물질을 'PKN605'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 중이며,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등 심혈관 질환을 목표로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했다.
종근당은 계약금 약 1061억원과 마일스톤 69억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기술료로 1130억원 이상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CKD-510은 2024년 제25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기술수출상을 수상하며 국내 신약 개발의 대표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종근당은 단순히 후보물질 발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사업화 역량까지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2024년 5월 미국 법인인 CKD USA와 2025년 10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Archela)를 세우고, ADC(항체약물접합체), GLP-1 계열, 면역·항암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AI(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시스템도 도입 추진 중이다.
한편 종근당은 1972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국내 제약사들이 생산과 판매 중심이던 시기에 종근당은 자체 신약 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1년에는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에 최첨단 연구시설인 효종연구소를 설립해 신약연구소, 기술연구소, 바이오연구소 체제로 확대했다. 항암과 면역, 신경계, 대사질환, 바이오의약품 등의 연구를 본격화했다.
이후 자체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기업과의 라이선스 인, 바이오시밀러, 항체치료제 연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연구 중심 기업으로서 체질 전환을 추진 중이다.
종근당의 R&D 비용은 2021년 1635억원, 2022년 1814억원, 2023년 1513억원, 2024년 1574억원 등이다. 2023년부터 소폭 감소했지만 2024년 영업이익이 2023년 대비 60%가량 감소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1000억원이 넘는 R&D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업력과 만성질환 기반이던 종근당이 이제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로도 평가받기 시작했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수십 년 동안 꿈꿔온 글로벌 혁신 신약 모델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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