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열리는 경기장과 체육관은 환호와 열정이 넘치는 공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늘 안전 문제가 존재한다. 낡은 시설과 미흡한 관리, 반복되는 안전사고 우려는 선수와 관중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대형 이벤트와 관중 증가 속도에 비해 안전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지난해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관중 사망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대상으로 시설물·부착물 중심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본지는 해당 점검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경기장 안전의 현주소와 현장의 문제점, 개선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는 2024년부터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동시에 야구장 주변에는 지난해 3월 창원NC파크의 구조물 추락 사고, 지난달 수원KT위즈파크 옆 쓰레기장 화재 등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KBO리그는 정규시즌 홈 경기를 1년에 적게는 71경기, 많게는 144경기까지 치르는 만큼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직사각형 형태인 타 구장과 달리 사각지대가 많은 부채꼴 형태인 점도 주의를 요구한다.
지난 3월 실시한 프로스포츠 경기장 안전 점검에서 야구장 9곳 중 3곳은 B등급(85점 이상 95점 미만), 6곳은 C등급(65점 이상 85점 미만)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준공 시기와 평가 결과가 대체로 정비례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신축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2025년·92.2점), 창원NC파크(2019년·88.5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016년·85.04점)는 B등급이 책정됐다. 반면 준공 시기가 오래된 부산사직구장(1985년·70.4점)과 서울잠실구장(1982년·76.1점)은 노후화 현상으로 곳곳에 위험 신호가 발견됐다.
▲구도 부산에 어울리지 않는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사직구장은 ‘구도 부산’을 대표하는 장소다. 그러나 이번 경기장 조사에서는 프로야구장 9곳 중 최하점에 머물렀다. 관리주체에서는 유지관리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으나, 사용기간이 길어지면서 외기노출에 의한 손상이 다수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먼저 안전난간이 경기장 내부 일부 구간에서 기준 높이 1.2m에 크게 못 미치는 0.8m에 불과한 점이 지적됐다. 또한 1층 관람석 한 구역의 안전난간 정착부에서 볼트 미체결이 발생한 점도 언급됐다. 조명탑 정착부에서는 외기노출 및 노후로 모든 구간에서 균열이 나타났다. 스피커, 설비 기기 등에서도 연결철물 부식 및 볼트 부식이 다수 조사됐다. 광고판 내부, 조명탑 철골 부재에서는 다수의 누수흔적, 표면 부식, 일부 플레이트 여장길이 부족이 확인됐다.
그 외에도 벽재 내·외부 마감에서 다수의 균열과 국부적인 누수흔적이 발견됐고, 천장 마감도 일부 마감재에서 파손 및 변형과 누수흔적이 있었다. 배관설비 정착부 및 연결부 너트 미체결 및 고정불량, 그물망 와이어 턴버클 여장 길이 부족 및 처짐, 폴대 정착부 몰탈 파손 및 박락 등도 개선 사항으로 제기됐다.
언급된 손상들은 중대한 손상으로 판단되지는 않으나, 향후 시설물의 안전성과 이용자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재정비가 필요하다. 장기간 방치 시에는 건물 내구성 저하 및 관중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어 주의관찰이 요구된다.
▲철거 앞두고 노후화된 서울잠실구장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함께 쓰는 서울잠실구장은 올 시즌 이후 철거를 앞두고 곳곳에 균열이 노출됐다. 경기장 안팎과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범위에서 결함, 부식, 변형, 흔들림 등이 발견됐다.
먼저 외부 벽면 실외기, 덕트박스, 간판 등의 외부 부착물에 실외기 앵글 변형(처짐), 고정불량, 피스누락 등의 결함이 다수 발견됐다. 3층 기둥 정착부 균열, 볼트 여장길이 부족, 정착부 부식, 지붕 연결부 일부 너트 풀림, 연결부재 및 용접부 부식, 외벽 이음부 코킹 이격, 외부 배관 행어와이어 변형, 좌측 외야 계단 난간 및 외부 경사로 안전난간 흔들림 등도 나타났다.
특히 외부 EJ구간 누수부위 콘크리트 박락, 실외기 앵글 변형 등의 결함은 주변 낙하물이 같이 조사돼 우려를 낳았다. 관람객이 아래를 지나가다가 낙하물에 의한 사고를 당할 수 있고, 안전난간 흔들림 결함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보수가 필요한 점을 강조했다. 힌지 고정철물 탈락 및 정착부 볼트 미시공도 시급히 보수해야 할 사항으로 다뤄졌다. 또한 외야 최상층 간판 설치부(나무판자)는 노후화로 인해 파손, 목재부식 및 고정불량의 결함이 나타나 교체가 권장됐다.
▲안전 위해 철저한 준비 필요
3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프로야구장 시설 운영 관계자는 연식이 오래될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결함을 줄이기 위해선 “예방 보수의 생활화가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수시정시/법정 점검 및 모니터링과 탈락성 시설물의 점검으로 사전에 조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설물의 뼈대를 보호하기 위해 방수 및 방청(부식 방지)을 철저히 하고, 하중 및 용도 제한과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로 올바른 사용과 운영 환경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으로 “파울볼 차단을 위한 그물망 관리, 여름철 온열질환자를 위한 쉼터 조성과 의무 인력 확보, 비상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 체계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포츠 안전 관련 제언으로는 “구장 시설 및 운영 전반에 걸친 법적·제도적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참여형 안전 캠페인’을 전개해 안전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