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컬리가 실적 개선과 우호 지분 확대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 재도전 채비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원지랩스’를 신규 출자 및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 이에 따라 원지랩스 기존 주주들은 컬리 신주를 배정받아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원지랩스는 벤처캐피털(VC) 등 재무적 투자자(FI)도 일부 참여하고 있지만, 주주 대부분이 임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근봉 원지랩스 대표가 컬리 AX센터장으로 합류하는 등 핵심 인력이 컬리 조직에 편입되면서 이들이 확보하게 될 지분은 사실상 김슬아 대표 측 우호 지분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컬리의 발행주식 총수는 4234만4572주다. 이번 거래로 45만3518주가 신규 발행될 예정으로 원지랩스 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지분은 1%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 IPO의 주요 과제로 그동안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 꼽혀왔다. 김 대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7%에 그친다. 반면 최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는 13.5%를 보유하고 있어 외국계 FI 비중이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우호 지분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컬리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5%에서 6.2%로 높였다. 네이버는 물류·커머스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분류된다.
원지랩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지분까지 더해질 경우 김 대표 측 우호 지분 규모는 최대주주 지분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컬리의 실적 개선도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해서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1277%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같은 기간 29% 늘어난 1조89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컬리는 프리IPO 당시 약 4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상장 계획이 무산된 이후 1조원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의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는 약 2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원지랩스 인수가 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컬리가 단순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이 아닌 AI 기술 기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경우 상장 과정에서 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외국계 FI 비중이 높아 투자자들의 엑시트 전략과 보호예수 조건, 의결권 구조 등이 향후 변수로 꼽힌다. 네이버와의 협력 관계가 의결권 행사 측면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실적 증명과 우군 확보라는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다"며 "당장 조기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지배구조와 몸값을 탄탄하게 다진 후 시장의 최적 타이밍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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