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헤리티지재단, 복지·이민·연준 개혁안 공개… 트럼프 2기 '기회의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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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헤리티지재단, 복지·이민·연준 개혁안 공개… 트럼프 2기 '기회의제' 나왔다

뉴스로드 2026-06-04 07:34: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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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루스소셜 캡쳐/뉴스로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루스소셜 캡쳐/뉴스로드]

미국 보수 진영의 정책 설계자로 불리는 헤리티지재단이 복지와 이민, 연방준비제도(Fed)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 패키지를 공개했다. 단순한 정책 제안집이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 후반기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진영의 사실상 정책 청사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뉴스로드>가 케빈 로버츠(Kevin D. Roberts) 헤리티지재단 회장을 통해 직접 입수한 특별보고서 '미국 기회의제(American Opportunity Agenda)'에 따르면 헤리티지재단은 생활비 부담 완화와 재정 건전성 회복, 경제 성장 촉진을 목표로 한 대규모 개혁 패키지를 제안했다.

보고서를 총괄한 대니얼 코왈스키(Daniel Kowalski) 헤리티지재단 그로버 M. 허먼 연방예산센터 소장은 "미국인들은 선거 이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생활비 부담 완화를 원하고 있다"며 예산조정권(Reconciliation)을 활용한 대규모 재정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정책 패키지의 출발점은 생활비 문제다.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물가 상승과 정부 지출 확대가 미국 가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추가 재정지출로 문제를 덮기보다 지출 구조를 개혁해 비용 상승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 전경 [사진=최지훈 기자]
미 의회 전경 [사진=최지훈 기자]

보고서는 크게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생활비 회복(Restore Affordability)'이다. 정부 지출 확대가 아니라 구조 개혁을 통해 의료비와 생활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책임성 회복(Reestablish Accountability)'이다. 연방정부 전반의 낭비와 부정수급, 비효율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기회 확대(Expand Opportunity)'다. 기업과 노동자, 가계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의료와 복지다. 헤리티지재단은 병원과 보험사의 가격 공개를 의무화하는 'Patients Deserve Price Tags Act' 도입을 제안했다. 소비자가 의료서비스 가격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해 의료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메디케이드 개혁도 포함됐다. 저소득층 성인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이드 확대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줄이고 주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드스탬프(SNAP) 제도 역시 손질 대상이다. 재단은 소득과 자산 검증을 강화하고 부정수급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도 복지 혜택을 받는 사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랜드패런트후드의 낙태 시술 건수와 정부 지원금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티지재단은 이를 근거로 연방 지원 중단과 복지 예산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료=Heritage Foundation]
플랜드패런트후드의 낙태 시술 건수와 정부 지원금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티지재단은 이를 근거로 연방 지원 중단과 복지 예산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료=Heritage Foundation]

낙태 정책도 포함됐다. 재단은 미국 최대 낙태 제공기관인 플랜드패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에 대한 연방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예산이 낙태 서비스 확대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민 정책은 더욱 강경하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에서 해외로 송금되는 자금 규모가 매년 수천억달러에 달한다며 불법체류자나 취업 자격이 없는 외국인의 해외 송금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최근 공화당 내부에서 확대되고 있는 국경 통제 강화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재단은 송금 규제와 이민 정책 강화를 통해 미국 내 노동시장 보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지급준비금 이자 비용 추이. 팬데믹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연준이 시중은행에 지급하는 이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2023~2024년에는 연간 1800억달러 안팎에 달했다. [자료=미 연방준비제도/헤리티지재단]
연준의 지급준비금 이자 비용 추이. 팬데믹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연준이 시중은행에 지급하는 이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2023~2024년에는 연간 1800억달러 안팎에 달했다. [자료=미 연방준비제도/헤리티지재단]

연방준비제도를 겨냥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연준이 은행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연준은 시중은행이 예치한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이를 사실상 금융기관에 대한 보조금으로 규정했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까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향후 수년 동안 수천억달러 규모의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 정책도 포함됐다. 헤리티지재단은 'NEST(Newlywed Early Starters Trust)' 계좌 신설을 제안했다. 신생아 시절부터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장기 저축 계좌를 만들어 결혼과 출산,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저출산과 결혼 연령 상승 문제를 경제 성장과 연결해 접근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단순한 연구자료가 아니라 트럼프 진영의 향후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문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헤리티지재단]
[사진=헤리티지재단]

헤리티지재단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출범 당시부터 공화당 정책 설계에 깊이 관여해 온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 싱크탱크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는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를 통해 차기 보수 행정부의 국정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현재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정책 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미국 기회의제 역시 단순한 복지 개혁 보고서가 아니다. 연방 재정과 복지제도, 이민정책, 통화정책, 가족정책을 하나의 틀로 묶어 미국 경제 구조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시장의 관심은 실제 입법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공화당이 의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이번 보고서에 담긴 정책 상당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메디케이드 개혁과 SNAP 개혁, 연준 지급준비금 이자 제도 개편은 향후 미국 재정정책과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회장은 <뉴스로드>에 "미국인들은 열심히 일하고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미국 기회의제는 생활비 부담을 낮추고 책임성을 회복하며 가계와 기업,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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