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런 성질이 있음' 또는 '그런 모양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와 동시에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지다'에 대한 사전의 정의다. 이를 따르는 말로 '값지다' '구성지다' '그늘지다' '기름지다' '멋지다' '모지다' '외지다'가 있다. 여기에 전남 지역 말을 하나 더 보태면 '재미지다'가 있다. "재미지네" 하면 "재미있네"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언제부턴가 '-지다' 말 목록에 '고급지다'가 올라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고급진 옷, 고급진 차, 고급진 집, 고급진 모임, 고급진 자리 하고 거침없이 말한다. 표준어로 인정된 '고급스럽다'를 대신하여 인정되지 않은 '고급지다'를 쓰는 데 사람들은 거리낌이 없다. 하도 자연스럽게 쓰이다 보니 '고급지다'를 표준어로 대접하지 않으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치를 따지면 '고급스럽다'만 표준어라고 고집할 일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멋지다'와 더불어 '멋스럽다'도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게다가 '-지다' 조어는 자연스러워 이미 여러 낱말을 목록에 품고 있지 않나. 한편으로 '고급지다'는 '그닥' 사례를 떠올리게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그다지'만을 표준어로 삼고 있지만 언중은 같은 뜻으로 '그닥'을 줄기차게 쓴다. 이쯤 되니 둘을 투표에 부치고 싶다.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다"인가 "그닥 고급지지 않다"인가.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최경봉, 『(더 나은 언어생활을 위한) 우리말 강화』, ㈜도서출판 책과함께, 2019
2. 표준국어대사전
3.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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