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정치행정부 기자
조금 이른 무더위와 같았던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전은 지역경제 및 주민 복지를 위한 비전과 정책, 이를 실현할 능력을 따져야 했지만 여야 공히 정치 구호와 경쟁자를 향한 흠집내기성 인신공격에 우선시하면서 편 가르기에 만 몰두한 선거였다는 평이다. 지역 현안과 후보자의 자질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토론 과정도 형식적인 모습이다.
지방선거에서 '지방'이 사라졌다. 내란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과 커질 대로 커진 민주당 권력에 대한 견제를 외치면서 '중앙'이 부각됐다. 특히 충청권은 이런 중앙 바람을 크게 탄다. 수성과 공격이 바뀐 이번 선거전 양상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선 8기 단체장인 국민의힘 후보들은 중앙의 바람을 이겨내기 강렬한 공격으로 온갖 힘을 다 쓰는 반면,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이 바람에 올라타 극히 방어적인 태세를 보였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나라 살림에 관여하는 인물을 뽑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국민의 일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선거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선출하는 기초지자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은 교통과 복지 측면에서 피부로 와닿을 만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매년 집행하는 예산을 합하면 중앙정부 예산의 60%를 넘는다. 단순히 바람에 의존해 투표를 하기보다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의 일상을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8명을 선출하다보니 결국 대부분의 유권자는 아마도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정도만 누구인지 알아보고 투표하고, 나머지는 그냥 정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단체장을 견제할 지방의회는 중앙 바람을 더 거세게 받는 이유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의 생존과 국가 균형 발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지방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저출생·고령화와 청년 인구 유출, 지방 소멸 위기, 경기 침체 등의 말들이 이번 선거에서 쏟아져 나온 이유다. 저마다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외쳤지만, 정작 이를 해결할 만한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문화적인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이러한 지방자치의 장점을 살리는 것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행정통합을 비롯한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한 동력 확보 등 다양한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선거 후 '화합'도 중요한 주제다. 선거는 경쟁과 갈등을 통해 방향을 결정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공동체를 회복해야 사회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승자가 통합, 책임, 포용을 선택해 '대전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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