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투표 의혹 자초한 선관위... 전문가들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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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투표 의혹 자초한 선관위... 전문가들도 갸우뚱

위키트리 2026-06-04 00:1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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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선관위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투표용지 일부 인쇄 관행이 지목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직 관계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예측 가능했던 사태임에도 사전 대비가 없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투표 종료 후 경찰들이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중앙선관위에서 30년가량 근무하다 퇴직한 공무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율이 높을 경우 예산 절감 차원에서 유권자의 70%만 인쇄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100% 인쇄해두는 게 원칙이다. 유권자가 10만명이면 10만장 찍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고위직 출신의 또 다른 인사는 연합뉴스에 "예전부터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떨어지는 만큼 투표용지를 100% 준비하지 않았던 관행이 있다"며 "이번 문제의 원인도 거기에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선관위 스스로도 이 관행을 인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기존 투표율을 감안해 유권자의 50% 정도로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있다"며 "투표율이 예년 지방선거보다 높아 문제가 발생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종료 후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 / 뉴스1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용지를 100% 다 인쇄하면 버려지는 용지가 많아서 다 인쇄하지 않고 일정량만 인쇄해둔다. 우리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61.0%로 4년 전(50.9%)보다 10.1%포인트 높았는데, 투표 전부터 높은 투표율이 예고됐던 터였다. 일부 투표소에선 오후 1시부터 이미 용지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도 사전 준비 부실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가 당일 상황을 보면서도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동일인 대조와 선거인 명부 관리가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예측을 못 한 것 같다"며 "서울의 경우 교육감 후보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많은 투표용지가 필요했을 텐데 이를 정밀하게 계산하지 않아 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부정선거 의혹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100% 인쇄를 안 했다고 해도 왜 송파구를 위주로만 투표지가 부족한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송파구보다 투표율이 높은 곳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투표와 연관은 없더라도 부정선거다, 뭐다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일보 인터뷰에선 "민주화 이후 투표용지가 없어서 논란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관위는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명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선관위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선 당시 기표된 투표용지를 소쿠리와 쇼핑백에 담아 운반한 '소쿠리 투표' 사태, 지난해 대선의 사전투표용지 외부 반출 사태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초대형 관리 부실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중앙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 서울시 선관위원장과 사무처장 등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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