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소쿠리' 이어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사태…선거관리 능력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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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소쿠리' 이어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사태…선거관리 능력 '도마'

연합뉴스 2026-06-03 22:15: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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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참정권 행사 차질에 여야 고강도 질타…선관위, 한밤에 대국민 사과

'보수우세' 지역에 쏠리자 국힘 "개표중단" 요구…정치논란 더해 법적공방 가능성

투표소에 등장한 대기번호표 투표소에 등장한 대기번호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 잠실2동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한 시민이 투표 마감시간 이후 순서대로 투표가 가능하도록 정한 대기표를 받아 보여주고 있다. 2026.6.3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최주성 기자 =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의 참정권 행사에 차질이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는 용지를 긴급히 이송하고 투표소에 대기하던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할 수 있게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혼선이 끊이지 않으며 유권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전반적인 선거관리 역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다.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 등에 이어 또다시 선거 관리의 '구멍'이 노출되면서 선관위의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 속에서 이번 사태가 참정권 침해 등을 사유로 삼은 소송전으로 번질 경우 관련 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대기표 배부'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대치하는 모습 대기표 배부'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대치하는 모습

[촬영 양수연]

◇ 송파·강남·광진 등 14곳 투표소 용지 부족…국힘은 17곳 주장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0분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를 비롯한 12개 투표소와 강남구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태를 인지한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이송 중"이라며 "정상적인 투표를 할 수 있다"면서 수습을 시도했지만, 현장의 혼란은 계속됐다.

결국 문제가 발생한 투표소 중 일부는 기존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6시를 넘긴 이후까지 투표를 진행해야 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에는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날 오후 10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 기다리던 유권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이와 관련, 윤재수 선거정책실장은 이날 밤 브리핑에서 "18시40분께 나머지 투표구들은 대부분 해소됐고 송파구 3곳의 투표구만 투표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모두 17곳의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고 자체적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송파(8곳)·강남(2곳)·서초(2곳)·광진(1곳)·동작(1곳), 인천 연수구(2곳),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1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집계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 국민의힘 집계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

[국민의힘 제공]

◇ 소쿠리 투표 이어 지퍼백 투표지 논란…선거관리 문제로 극우 '부정선거론' 연료로

선관위의 안이한 대비로 선거 관리 역량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관위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나 쇼핑백 등에 담으면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을 촉발했다. 이 사건은 일부 극우층이 제기하는 '사전투표 부정선거론'에 더욱 불을 지핀 계기였다.

이어 지난해 조기 대선 때는 신촌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선거를 위해 대기하던 일부 유권자가 대기 줄이 길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받은 채 식사하고 돌아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선관위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인터넷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지퍼백'에 담아서 가져오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투표 부족 사태를 '지퍼백 사태'로 부르는 현상도 빚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관리 문제가 불거질수록 강경 보수 유권자들의 선거 불복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의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퍼백에 담겨온 투표용지 지퍼백에 담겨온 투표용지

[국민의힘 서울시당 제공]

◇ 여야 일제히 선관위 질타…법적 논란 비화 가능성도

여야는 선관위를 질타하며 사태의 조속한 수습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기자들을 만나 "선관위가 빨리 해결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층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서울 지역 내에서도 보수세가 비교적 강한 '강남권'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투표 공정성은 깨졌다. 지금이라도 진상 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며 "진상 파악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는 다시 실시해야만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 선거 개표를 즉시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를 항의 방문했고, 장 위원장 등 지도부는 서울시장 선거 개표 즉시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야간에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헌법소원 등으로 이어지면서 정치 공방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최고위원도 "투표용지가 없다고 해서 그냥 돌아간 분은 참정권을 침해받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일 수 있고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허철훈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 과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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