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내 자동차·철강 기업들이 해외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완제품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유럽 생산기지 강화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 현지 공장의 전동화 설비 확충을 마무리하며 무역 장벽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는 체코 공장과 튀르키예 공장의 전기차 생산 설비를 확충하며 유럽 내 전기차 공급 능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강화될 수 있는 역내 생산 기준과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 수요에도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기아도 슬로바키아 공장에 보급형 SUV 'EV2'를 투입해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여기에 현대모비스가 슬로바키아에 전동화 핵심 부품인 PE시스템 거점을 마련하고 체코 및 스페인의 배터리 시스템 공장과 연계를 공고히 하면서 '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역내 자급 체제를 완성했다.
철강업계, 현지 공장으로 관세 리스크 대응
유럽의회가 철강 제품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무관세 쿼터를 절반으로 축소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유럽 수출 전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도 한국의 전기요금 체계를 보조금으로 해석해 상계관세를 확정하는 등 글로벌 무역 장벽이 치솟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과 인도의 안방을 직접 공략하는 현지 생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 내 친환경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국내 기업 간의 연합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포스코와 현대차·기아 미국법인도 참여해 생산부터 수요처 확보까지 연계된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생산된 저탄소 강판은 미국 내 완성차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철강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며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수출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성이 높은 인도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성과 자국 산업 보호를 중시하는 정책이 확대되면서 수출만으로는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체계를 갖춘 기업이 관세 부담을 줄이고 각종 지원 정책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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