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군체' 전지현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보고 싶은' 영화로 골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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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체' 전지현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보고 싶은' 영화로 골랐죠"

지라운드 2026-06-03 16:26: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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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영화 '암살'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배우 전지현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연상호 감독의 새 좀비 세계관을 담은 '군체'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까지 받은 그는 냉철한 이성과 책임감, 주저 없는 액션을 지닌 인물을 통해 관객들이 기다려온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꺼내 보인다.

"(스크린 복귀가) 11년 만이에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 산업이 많이 주춤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를 검토할 기회가 줄었어요. 그래서 그동안은 시리즈물로 관심을 주셔서 그런 작품들을 해온 것 같고요. '군체'는 시나리오가 재밌었어요. 최근 시리즈물을 해오면서 호흡이 길게 늘어지는 것에 조금 지루함을 느끼던 찰나였는데 연상호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읽고 오랜만에 다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제가 보고 싶은 영화였어요. 긴박하고 박진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지현은 영화 '군체'로 처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 받았다. 앞서 앰배서더 자격으로 칸을 찾은 적은 있었지만 자신이 출연한 한국 영화로 레드카펫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부연이었다. 그는 "그전에 갔던 칸은 칸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모든 영화인의 꿈이라고 하는 칸이라는 곳에서 '군체'를 처음 선보였잖아요. 저도 한국 영화로는 처음 칸에 간 거예요. 앰배서더로 간 적이 있어서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긴 한데 그전에 갔던 칸은 칸이 아니었어요. 하하. 그전에는 레드카펫을 오롯이 즐기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구교환 씨와 재밌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배우로서 힘을 더 많이 얻은 느낌이었어요. 우리만의 레드카펫이라 너무 신나더라고요. 긴장도 있었지만 풀어지는 시간도 있었고 교환 씨와 워낙 편하다 보니 장난스럽게 사진도 찍어봤어요. 그런 모습이 반응도 좋고 영화 홍보로도 이어져서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그야말로 '장르물의 대가'다. 영화 '블러드' '도둑들' '베를린' '암살'과 드라마 '킹덤: 아신전' '지리산' '북극성'에 이르기까지 전지현은 '장르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왔다. 한국 장르물의 대표 창작자들과 연이어 작업하게 된 전지현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한 장르에 국한되어 있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당연히 연기를 잘해야 하고, 거기에 제가 다른 배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뭐가 있어야 할까 생각했어요. 시장이 넓어야겠더라고요.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배우라면 조금 다르겠다고 생각해서, 어렸을 때 해외 작업을 할 기회가 있으면 해왔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연기도 하게 됐어요. 대사로 공감대를 끌어내지 않아도 액션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지점들을 나름대로 쌓아온 것 같아요. 그런 요소들이 좀비물을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군체'에서 흥미로운 관계 중 하나는 전처와 현처가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설정이다. 전지현 역시 처음에는 이 관계 설정이 낯설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나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는 관계의 불편함보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구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설정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전처와 현처가 함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불편할 수 있잖아요. 중간에 남편이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고요. 그런데 막상 촬영하고 완성된 걸 보니까 그런 관계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다른 장소에 있지만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관계성을 떠나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감독님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관계에서도 묻어나는 것 같았어요."

권세정은 영화의 중심에서 관객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다만 전지현은 이 캐릭터가 강한 여성 캐릭터라는 수식만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영화의 구조 안에서 관객과 함께 판단하고 선택해나가야 하는 인물에 가깝다고 봤다. 

"연상호 감독님 작품 속 여성 캐릭터가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군체'에서는 아직 조금 덜 보여준 것 같기는 해요. 상황들을 맞춰가고 권세정은 그 안에 녹아 있는 인물이라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느낌은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어요. 권세정은 영화의 중심이잖아요. 관객들이 권세정을 따라가게 하고, 권세정이 내리는 선택들을 같이 고민하고 이해하게 해야 하는 캐릭터다 보니까 배우로서 나 자신을 캐릭터로 더 보여주기에는 조금 아쉬운 지점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들과 직접 만난 전지현은 달라진 극장 문화에도 놀랐다고 말했다. 과거 무대 인사와는 달리 관객과 배우가 서로 호응하는 분위기가 주는 에너지가 인상 깊다는 부연이었다. 

"무대인사를 하면서 좀 놀랐어요. 요즘은 팬미팅처럼 하잖아요. 예전에는 스크린 앞에서 인사하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고 나왔는데 이제는 그런 문화가 있어서 놀랐고 그러면서 더 감동받았어요. 한국 관객들의 질서정연함, 매너에도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문화가 정말 성숙해졌구나 싶었어요."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그가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오게 된 이유도 영화 산업의 변화와 맞닿아 있었다. 코로나 이후 제작 환경이 달라지면서 시나리오를 검토할 기회가 줄었고, 자연스럽게 드라마와 시리즈에 집중하게 됐다. 전지현은 영화를 선택할 때 관객의 시간과 비용까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영화 산업 자체가 많이 바뀌었잖아요. 코로나 이후로 제작 환경도 달라졌고, 그러다 보니 시나리오를 검토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집중하게 된 거죠. 영화의 경우에는 책임감이 더 들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들이 보고 싶은 작품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시간을 내서 돈을 주고 보러 가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저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고 싶은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다 맞을 수는 없겠지만, 연상호 감독님 작품을 봤을 때는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을 만나면서 다시 스크린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 그는 그동안 쉰 것은 아니지만 11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보니 아쉬움도 있었다고 했다.

"이번에 오랜만에 영화를 하니까 자주 영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11년 만이라고 크게 생각을 못 했는데 '오랜만에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그동안 논 건 아니지만 그 시간이 조금 아깝기도 하더라고요."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영화 '군체' 주연 배우 전지현 [사진=쇼박스]

권세정은 지금의 전지현이기에 선택할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는 나이에 맞는 캐릭터, 지금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담은 인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권세정 캐릭터도 지금이 아니면 영화를 이끄는 역할로 못 했을 것 같아요.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담을 수 있는 감정들, 지금 이해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습니다."

'군체'는 K좀비 장르의 확장 가능성도 품은 작품이다. 전지현은 SF 장르에 비해 좀비물은 이미 관객들이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장르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봤다.

"K좀비라는 게 있잖아요. SF물은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구현하는 것도 아직은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는데 좀비물은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공감을 이뤄내고 즐길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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