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중동 전쟁으로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은 낮아졌지만, 한국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투자 확대에 힘입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률 개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OECD는 3일 발표한 최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인 1.7%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치로, G20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상향 조정 폭이다.
OECD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민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초부터 수출 물량과 가격이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올해 말부터는 투자 증가세가 반도체 산업을 넘어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소비 역시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OECD는 에너지 위기 대응 정책과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재정 지원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는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9%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올해의 높은 성장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재정 건전성 전망도 개선됐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을 지난해 12월 전망치인 52.0%에서 48.2%로 낮췄다. 내년 부채 비율 역시 기존 55.0%에서 50.2%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6%, 내년 2.2%로 제시됐다. OECD는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단계적인 정상화를 권고했다.
한편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글로벌 교역 차질 우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주요국 가운데 일본은 성장률 전망치가 0.9%에서 0.6%로 낮아졌고,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0.7%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영국, 브라질, 스페인 등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
OECD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추가로 0.7%포인트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중동 평화협상 조기 타결과 글로벌 AI 수요 확대는 세계 경제의 주요 상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에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과 함께 재정 건전성 확보,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교육·노동시장 개혁 등 구조개혁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OECD 전망이 한국 경제가 AI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첨단 기술 산업 경쟁력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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