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문가 기고] B조 스위스: 주장 자카, ‘나이 들수록 잘하는 와인형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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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전문가 기고] B조 스위스: 주장 자카, ‘나이 들수록 잘하는 와인형 선수’

풋볼리스트 2026-06-03 16:15:00 신고

그라니트 자카(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라니트 자카(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매 월드컵마다 각국 사정에 밝은 현지 기자의 원고를 모아 대회 전체 프리뷰를 진행합니다. ‘풋볼리스트는 서형욱 대표(축구 해설위원)가 대한민국편 고정 필자로 참여해 온 인연을 통해 전체 원고를 한국어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생생한 정보를 전해 드립니다.

스위스 대회 플랜

스위스는 6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높은 기대감을 안고 미국 서부 해안 샌디에이고에 훈련 캠프를 꾸렸다. 무라트 야킨 감독은 스위스 일간지 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을 만들고 싶습니다""지난 유로 8강전에서 조금만 잘 하면 결승 진출도 가능했던(8강에서 잉글랜드에 승부차기패) 경험이 우리에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라고 밝혔다.

월드컵 최고 성적은 1954년 자국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이다. 이후 2022년 카타르 대회 16강에서 포르투갈에 1-6으로 패하며 16강 탈락하는 등 번번이 16강에서 좌절했다. 스위스 팬들이 이번 월드컵에 희망과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하다. 유럽 예선에서 코소보, 슬로베니아, 스웨덴을 제치고 42무를 따내 순조롭게 조 1위에 올랐다.

그라니트 자카, 마누엘 아칸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과 단 은도이, 파비안 리더, 요한 만잠비 등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번리 공격수 제키 암도우니가 전방십자인대 부상에서 회복하여 복귀를 앞두고 있는 등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자가 거의 없다.

노아 오카포 역시 복귀했다. 유로 2024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자 야킨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오카포는 감독과 팀원들에게 사과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야킨 감독은 우리 둘 다 옳은 선택을 했습니다. 그의 발전은 매우 긍정적이며, 월드컵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야킨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은 4-2-3-1이지만, 최근에는 데니스 자카리아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하는 3-4-3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는 유로 8강에 진출할 당시에도 이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감독: 무라트 야킨

대표팀 감독으로서 그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수비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는 무라트 감독은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선수들과 더욱 소통하고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종종 우리의 의견을 묻고, 우리의 말에 귀 기울입니다. 정말 훌륭한 감독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야킨 감독이 20218월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의 후임으로 부임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당시 2부 리그 팀인 샤프하우젠의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에게 6실점 대패하고 유로 2024를 앞두고 부진에 빠지며 주장 그라니트 자카에게 공개적으로 비판받는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유로 이후 2028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핵심 선수: 그라니트 자카

주장 자카는 3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선수다. 스위스 공격 전개의 핵심이며, 경기 템포를 조절하고 수비와 공격의 균형을 유지한다.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인 그에게 이번 월드컵은 마지막이 될 듯 하지만, 월드컵 이후에도 대표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바이엘04레버쿠젠에서 두 시즌 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친 후, 프리미어리그(PL) 승격팀 선덜랜드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마지막 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자카는 스스로 말했듯이 좋은 레드 와인과 같다. 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니까.

주목할 선수: 요한 만잠비

제네바 출신 미드필더 만잠비는 프라이부르크에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며 빅 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위스 최고 재능이 어느 팀에서 뛰게 될지 새로운 소문이 거의 매주 나오고 있다. 아마 월드컵을 잘 치른다면 스위스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 기록은 2016년 아스널이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에서 자카를 영입할 때 지불한 4,500만 유로(795억 원). 그의 다재다능함은 6(수비형 MF), 8(수비형과 공격형 사이), 10(공격형), 심지어 최전방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어서 큰 장점이다. 아직 대표팀 주전은 아니지만 측면 공격수로 자주 교체 투입된다. 야킨 감독은 이미 만잠비가 북미에서 스위스의 "비밀 병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그의 발전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지난여름 그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되었을 때, 우리는 그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곧바로 알아차렸습니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누엘 아칸지(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누엘 아칸지(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렐 엠볼로(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렐 엠볼로(스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언성 히어로: 레모 프로일러

취리히 출신 프로일러는 엘리트 선수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그라스호퍼에서 뛸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듣고 2부 리그 빈터투어로 이적해야 했다. 4년 후 루체른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아탈란타로 이적한 것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잘 정착해 국가대표팀에서도 점점 더 중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플레이메이커 자카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미드필더다. 34세 프로일러는 뛰어난 활동량, 일대일 상황에서의 강점,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활약하며, 중요한 순간에는 득점까지 기록한다.

기억해야 할 선수

그레고어 코벨: 넘버원 골키퍼. 얀 조머가 2024년 가을 은퇴한 후, 코벨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스위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했다. 대표팀에서 아직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의 뛰어난 활약을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했다. 13번째 A매치에서야 첫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코벨이 스위스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다. 뿐만 아니라 팀의 중요한 리더이기도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일도 드물다. 십대 시절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축구뿐 아니라 테니스, 스노보드, 아이스하키에도 도전했던 만능 스포츠맨이다.

마누엘 아칸지: 전자두뇌 수비수. 맨체스터시티와 인테르밀란에서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으며, 자카와 함께 스위스의 명실상부한 리더다.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며, 그의 중간 이름인 오바페미는 왕의 사랑을 받는 자라는 뜻으로, 왼쪽 팔뚝에 왕관 문신을 새겼다. 또 다른 문신인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빈터투르 유소년팀 시절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심 받았을 때 새긴 것이다. 바젤에서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극복하고 정상의 자리로 계속해서 올라섰다. 2018년 불과 22세의 나이로 도르트문트에 이적했고, 4년 후 맨시티로 옮겨 2022-2023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다. 아칸지는 숫자에 강한데, 한때 TV 프로그램에서 암산 실력으로 스위스 전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겠다고 선언하여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브렐 엠볼로: 마침내 결정력과 정신머리를 장착한 주전 스트라이커. 항상 뛰어난 신체 능력을 자랑했던 공격수가 득점력까지 더했다. 2025년부터 현재까지 A매치 9골을 기록했는데, 이는 A매치 데뷔초 6년간 기록한 득점과 같은 수치다. 카메룬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자란 엠볼로는 경기장에서만 성숙해진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논란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었다. 2021년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불법 파티에 참석했고, 경찰이 도착하자 욕조에 숨었다. 2023년에는 여러 건의 협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가짜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구매해 제출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조금씩 정신은 차린 그는 현재 주장단의 일원이자 리더로 성장했다.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모두 유창해 두 언어권 선수 사이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그레고어 코벨 질반 비드머, 니코 엘베디, 마누엘 아칸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그라니트 자카, 레모 프로일러 루벤 바르가스, 파비안 리더, 단 은도이 브렐 엠볼로

스위스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스위스 팬들은 국제 대회에서 엄청난 인파를 이루곤 한다. 유로 2024 당시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독일 도시를 붉은색과 흰색으로 물들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북미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스위스 축구 협회를 통해 조별 리그 경기 티켓을 구한 사람은 약 500, 토너먼트 경기 티켓은 약 2,000명에 불과하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처럼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일부 팬들은 북미 원정을 포기하고 있으며, 높은 항공료, 숙박비, 그리고 북미 내 교통비까지 고려하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는 “Schwiizer Nati, olé olé”이며, 엠볼로를 위해서는 'The Lion Sleeps Tonight'를 개사한 노래를 부른다.

= 크리스티안 핑크바이너(블릭)

편집= 김정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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