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3루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귀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41)가 작성한 이 문장은 지난 4월 박승규(26)가 중계 방송사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시초가 됐다.
박승규는 4월 10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3루타, 안타, 홈런을 차례로 기록해 KBO리그 역대 33번째 '힛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에 근접했다. 마침 8회 말 장타성 타구를 날려 2루에서 멈추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는데, 예상을 깨고 전력 질주로 3루에 슬라이딩해 들어왔다. 당사자보다 주위에서 더 아쉬워할 만큼 화제를 모은 장면이었다. 그는 경기 후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먼저 생각했다고 말해 '힛 포 더 팀'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최근 이를 기념한 특별 유니폼이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박승규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 홈 경기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이날 대타로 교체 출전하고도 4-7로 뒤진 8회 말 동점 3점 홈런을 날려 삼성의 8-7 역전승에 기여했다. 박진만(50) 삼성 감독은 박승규의 홈런을 두고 "소름이 돋았다"고 극찬했다. 결승타를 친 동료 김성윤(27) 또한 "박승규의 3점 홈런이 없었다면 (역전승) 상황이 없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찬사가 쏟아졌지만 경기 후 만난 박승규는 늘 그랬듯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동점 홈런은 주자로 나간 전병우(34) 형과 르윈 디아즈(30)가 있어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한 경기, 한 경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타격은 언제 왔다갔다할지 몰라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은 (동기인) 이해승(26)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했다"고 언급했다.
시즌 8호 홈런을 기록한 박승규는 3일 오전 기준 디아즈, 최형우(43)와 함께 팀 내 홈런 공동 1위를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전으로 도약한 박승규는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팬 투표 후보 명단에 포함돼 첫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공교롭게도 올스타전 팬 투표가 박승규와 최형우의 포지션 표기 오류로 3일 자정부터 새로 실시돼 재투표 직전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박승규는 "올스타전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어릴 때 올스타전을 보면서 좋은 인상을 많이 받았다"며 "프로에 와서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들이 계속 찾아오는데, 올스타전 후보에 오른 것도 그중 하나다. 만약 참가하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벌써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24개)을 갈아치운 박승규는 앞으로도 득점권 상황의 떨림을 즐기면서 해결사 역할을 맡을 것이라 다짐했다. 또한 '엘도라도' 등 강렬한 응원을 보내는 삼성 홈팬들을 향해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도 전율이 돋는다. 이게 야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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