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주전 포수 김건희(22)는 지난 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소속팀이 4-0으로 앞선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그를 강판시켰다. 파울 3개를 치며 배터리를 괴롭힌 끝에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이 홈런은 김건희의 시즌 5호포였다. 지난달 21일 홈(서울 고척 스카이돔) SSG전 만루포에 이어 10경기 만에 그린 아치였다. SSG전에서만 3개를 치며 '저승사자'로 나섰다.
김건희는 올 시즌 1군 데뷔 4년 차를 맞이한 젊은 포수다. 투·타 겸업을 고려하다가 2년 차였던 2024시즌부터 포수에 매진했다.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했고, 올 시즌도 스프링캠프부터 설종진 키움 감독의 강한 믿음을 받으며 주전으로 낙점됐다. 타율(0.226)은 기대 이하지만, 종종 때려내는 장타로 팀 공격에 기여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임무인 투수 리드에서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배 투수에게도 거침 없이 얘기하고 사인을 내는 모습이 자주 드러났다. 후배 투수들과 호흡할 땐 '기 살리기'에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설종진 감독도 김건희가 KBO리그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매 경기 쓰고 있는 선수이지, 21세기 투톱 포수 강민호와 비슷한 성향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김건희의 투수 리드 철학은 확고하다. 필연적으로 외로운 투수가 자신감을 갖고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그는 종종 "결과가 안 좋으면 포수 탓이라고 얘기해 준다"라고 말한다.
타격 욕심도 크다. 데뷔 첫 만루포를 쏜 지난달 21일 SSG전이 끝난 뒤 만난 그는 "타격이 잘 안 풀릴 때, '왜 못했을까'라는 생각 탓에 집에도 안 가고 야구장에 남아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경쟁에서는 호전적 성향을 보이다가도, 팀 투수들과 소통할 땐 친화적으로 접근한다. 김건희를 한국 야구 차세대 안방 주역으로 보는 이유다.
김건희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 양의지·강민호 등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들의 경기 영상도, 그들의 전성기가 아닌 자신과 비슷한 연차 시절 자료를 찾아본다. 연차에 맞는 기량을 기준으로 자신의 경기력을 판단하려 했다.
더불어 또래 포수들에게도 경쟁심을 느끼지 않는다. AG 대표팀 발탁이 유의미한 잣대로 여겨지는 걸 인정하면서도 "(대표팀에) 탈락하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김건희 역시 올해 AG 출전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설레발칠 위치가 아니지만, 기대는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상황에 따라 군 복무 공백기 없이 야구에 전념할 수 있고, 향후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투수들을 이끌어가는 데 자양분이 될 경험을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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