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 LS MnM 온산제련소에서 '제19회 비철금속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조인래 LS MnM 팀장이 설비 개선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동정광, 구리 스크랩 처리량을 170% 늘리는 등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비철금속산업 발전 유공자 18명이 정부 포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비철 제련산업은 1936년 6월 3일 장항제련소에서 시작된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전선·전자·자동차·조선 등 국가 기간산업에 필요한 구리와 아연, 금·은 등 비철금속을 공급하며 성장해왔다. 1980년대까지 산업화의 핵심 역할을 해오다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며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분류됐다.
국내 비철 제련산업의 출발점이었던 장항제련소는 환경오염 논란 끝에 1989년 가동이 중단됐다. 다만 제련산업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앞서 1979년 준공된 울산 온산제련소가 국내 비철금속 생산의 중심축을 이어받았다. 이후 LS MnM과 고려아연, 영풍 등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국내 공급망을 키워왔다.
전형적인 굴뚝산업으로 평가받던 제련산업의 위상은 현재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전력망 교체 수요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확산으로 변압기·차단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구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구리를 'AI 시대의 석유'로 부르기도 한다.
높은 전도율을 가진 구리는 AI 연산에 필요한 서버, 전력 공급 장치, 냉각 시스템, 변압기, 배전반, 케이블, 통신 인프라 등에 폭넓게 쓰인다. S&P글로벌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구리 수요는 2800만t 수준이며 2040년에는 4200만t으로 5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시기에는 연간 1000만t의 구리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리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이날 톤당 약 1만449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 기록한 1만360달러 대비 약 40% 오른 수치다. 올해 초 톤당 약 1만3150달러와 비교해도 약 10% 상승한 수준이다.
구리 확보 경쟁은 가격 문제를 넘어 공급망 안보 이슈까지 번지고 있다. 전기차와 반도체, 군수, 전력망 등 국가 핵심 산업 전반에 구리가 쓰이면서 주요국들이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중국산 고순도 구리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글로벌 제련·정련 능력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구리 광석 수입의 약 60%, 고순도 구리 생산의 45%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이미 구리 수입을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2월 구리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조사 대상에는 원광, 동정광, 정제동, 구리합금, 스크랩, 구리 파생제품 등이 포함됐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방산 수요가 맞물리면서 구리가 단순 원자재를 넘어 국가 전략자산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한국은 구리광산이 거의 없는 자원 빈국이다. 대부분의 동정광을 칠레와 페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수입해 제련한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확보하며 글로벌 비철금속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이에 더해 미국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의 탈중국 흐름이 강화되며 한국의 제련·정련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리 중심의 LS MnM과 아연·연·희소금속 중심의 고려아연, 아연 제련을 담당하는 영풍 등이 국내 비철금속 공급망을 떠받치는 구조다.
LS MnM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구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대한민국 미래성장산업을 책임지는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며 "단순한 조달을 넘어 공급망 다변화, 금속 리사이클링 투자,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다각적인 대응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구리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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