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몸이 마음을 만든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박새의 울음소리에는 의미가 있고, 그 울음소리를 조합해 문장까지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낸 일본 생물학자의 '새 언어' 탐구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새의 언어를 규명해 동물언어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영국 동물행동연구협회 국제상을 받은 학자다. 이 상은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박사 등 세계적 연구자들이 받은 영예로운 상이다.
일본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새들이 '왜 이렇게 다양한 소리를 내는 걸까'라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된 그의 연구는 숲에서 관찰과 갖가지 실험을 반복하며 18년 넘게 이어졌다.
그리고 저자는 새들이 서로를 부르거나 포식자의 출현에 대해 경고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각기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이 단어들을 특정한 문법 규칙에 맞춰 조합해 문장으로 소통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언어가 있듯 새에게는 새들의 언어가 있다. 인간의 언어는 동물 언어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자연을 올바르게 보는 눈을 잃었지만 새들은 다른 동물의 언어까지 제대로 이해하며 살고 있다."
오팬하우스. 328쪽.
▲ 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 =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미시간대학교 심리학·정신의학·소아학 교수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저자가 후성유전학과 발달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어떻게 신체와 뇌에 각인되고 대물림되는지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현대인의 만성 불안은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 구조가 인간의 몸과 뇌에 남긴 생물학적 결과라고 주장한다.
경쟁과 불평등, 생존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은 인간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변화시키고, 그 영향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이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조절 유전자의 기능이 억제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아이가 어머니의 배 속에 있을 때와 생후 첫 1년이 되는 시기에 부모가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면 그 영향은 태아와 영아의 유전자 발현에 반영된다. 이 경우 아이는 스트레스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생물학적 불안 스위치'가 켜진 상태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극심한 사회적 격차 속에서 비교와 경쟁, 추락에 대한 불안을 경험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 자체를 이러한 불안의 진짜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임신과 출산 시기의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제도, 육아휴직 보장, 소득 불평등 완화 등 사회적 안전망이 뒷받침돼야 스트레스와 불안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12쪽.
▲ 몸이 마음을 만든다 = 윤대현 지음.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가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마음 회복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울, 불안, 공황 등 심리 문제처럼 보이는 증상 뒤에는 혈당 불안정, 고지혈증, 내장 지방, 염증 반응 같은 몸의 변화가 숨어있다. 이러한 변화는 뇌 기능과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 의학계에서는 '대사정신의학'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염증 수치나 호르몬 균형 등 몸 전체의 상태까지 보면서 마음의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하자는 접근법이다.
저자는 공황, 불면, 소화불량같이 마음의 문제에 따라 오는 증상들은 몸의 상태를 바로잡는 치료를 병행할 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마음이 힘들 때 마음을 다잡거나 생각을 바꾸려 하는 것보다 미역국 한 그릇을 먹고 속을 편하게 유지하거나 공원을 걷고, 수면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웅진지식하우스.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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