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 노동자도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로…배달·택배 ‘건당 임금’ 기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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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제 노동자도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로…배달·택배 ‘건당 임금’ 기준 바뀌나

뉴스로드 2026-06-03 07:0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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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2차 전원회의 주재하는 권순원 위원장/연합뉴스
최저임금위 2차 전원회의 주재하는 권순원 위원장/연합뉴스

[뉴스로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저임금위)가 4일 3차 전원회의를 열고 배달라이더·택배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그동안 법적으로 ‘사업자’로 분류돼 최저임금 보호 밖에 있던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문제를 정식 의제로 올린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3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는 4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박정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측 발표까지 마무리되면, 사용자 측과의 본격적인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도급제 노동자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종속돼 일하지만, 계약 형태상 ‘도급 계약’을 맺고 일의 성과에 따라 건당 보수를 받는 이들을 말한다.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학습지 교사 등 이른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득·업무 지시·노동시간 등에서 전형적인 임금노동자와 유사한 지위를 갖고 있으나, 사업자등록을 이유로 법적으로는 ‘자영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의 보호 대상에서 빠져 있다.

노동계는 그간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거듭 요구해 왔다. 기본적인 생계 보장과 저임금 구조 완화를 위해서는 도급제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임금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은 “건당 최저임금 도입”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보장”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과의 견해차, 법적 지위 문제 등을 이유로 논의는 번번이 좌초돼 왔다. 도급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려면 ‘시간당’ 기준을 ‘건당’ 혹은 ‘성과 기준’으로 어떻게 전환할지, 실근로시간 산정은 어떻게 할지 등 복잡한 쟁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업종별 수익 구조와 플랫폼 수수료 체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아 경영계는 부담을 호소해 왔다.

올해는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에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공식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논의에 정부가 직접 불을 지폈다. 노동계 요구에 더해 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가 이뤄지면서,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도급제 적용 여부와 방식에 대한 심의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급제 적용 방안 논의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경영계가 꾸준히 주장해 온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문제도 다시 테이블에 오른다. 경영계는 업종별 경영 여건과 생산성을 반영해 차등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도급제 적용과 업종별 구분 논의가 맞물리면 노사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본격적인 줄다리기도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은 이르면 6월 중순께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이유로 ‘대폭 인상’을 요구할 태세이고, 경영계는 경기 불확실성과 인건비 부담을 근거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전년보다 2.9%(290원) 인상된 바 있다.

최저임금법상 심의 법정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 말까지다. 그러나 해마다 노사 간 격론이 이어지면서 법정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지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도급제 노동자 적용 문제와 업종별 구분 적용이라는 굵직한 의제가 동시에 걸려 있는 만큼, 올해 역시 심의가 장기전으로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과 함께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의 지위와 소득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를, 경영계는 “과도한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가운데, 최저임금위가 어떤 절충점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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