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앞으로 4년간 풀뿌리 민주주의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이끌 일꾼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본투표가 3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 13일 동안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여야의 공식 선거운동은 전날 자정을 기해 막을 내렸으며, 이제는 오롯이 유권자의 엄중한 선택만을 남겨두고 있다. 각 당 지도부는 공식 선거운동 시한 직전까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과 핵심 거점을 분초 단위로 쪼개 돌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사력의 유세전을 펼쳤다.
◇충청권 중원과 강원 산간 거쳐 서울 집결…분초 다툰 마지막 ‘종단 유세’
공식 선거운동의 마지막 날이었던 2일, 여야 선거대책위원회는 막판 표심을 붙잡기 위해 숨 가쁜 강행군을 소화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오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을 만난 직후, 곧바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남 청양과 공주, 당진 등 ‘중원’의 바닥 민심을 훑은 뒤 경기 화성으로 이동한 장 위원장은 당해 지역 후보들의 손을 맞잡고 정권 안정을 위한 투표를 호소했다. 장 위원장은 유세에서 “정권의 안정적 운영과 가시적인 지역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힘 있는 집권 여당에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어야 한다”라며 막판 보수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강원권과 수도권을 유기적으로 잇는 동선으로 맞불을 놨다. 강원 정선 아리랑시장과 영월 등 산간 지역의 표심을 다진 뒤 곧바로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으로 진입했다. 정 위원장은 현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하는 ‘정권 견제론’을 앞세워 부동층 흡수에 주력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민생 실정을 엄격하게 심판하고 무너진 서민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야당을 선택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 역시 각각 신촌 스타광장과 청계광장을 최종 피날레 무대로 삼고 막판 세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자정 직전까지 이어진 백병전…도심 광장 메운 절박한 호소
해가 저문 뒤에도 도심 광장과 주요 환승역 주변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야간 유세는 사실상 유권자 한 명을 더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한 치열한 백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국민의힘은 퇴근길 직장인들이 밀집하는 요충지와 젊은 층이 모이는 거리를 중심으로 보수층의 막판 응집력을 끌어올리는 ‘핀셋 유세’에 집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핵심 거점에서 대규모 집중 유세를 감행하며 정권 심판론의 불씨를 마지막 순간까지 확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확성기와 유세차의 화려한 조명이 어둠을 밝힌 가운데, 각 진영의 운동원들은 골목길과 상가 곳곳을 저인망식으로 누볐다.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마지막 1분 1초까지 후보들의 쉰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고, 지지자들은 연호로 화답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밤 11시 59분을 지나 자정을 알리는 시계바늘과 함께 모든 공식 확성기 소리는 멈췄지만, 현장에 남은 절박함은 본투표 시작 시점까지 팽팽하게 이어졌다.
◇지선 역대 최고치 기록한 23.51% 사전투표율…본투표가 가를 최종 승부
이번 선거의 명운을 가를 가장 큰 변수는 이미 배달된 사전투표의 표심 향방과 본투표 당일의 최종 참여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23.51%로, 역대 지방선거 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야 모두 이 같은 높은 참여율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승기를 자신하고 있으나, 정치권 전문가들의 시선은 조심스럽다. 수도권 수십 곳을 포함한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수백 표에서 수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초박빙 혼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000여개 투표소에서 본투표를 진행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시 유의사항과 관련해 “모바일 신분증 캡처본은 무효 처리될 수 있으니 반드시 사진이 부착된 실물 신분증이나 정상적으로 구동되는 모바일 신분증을 지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침묵의 시간을 깨고 문을 연 투표소에서, 향후 4년간 대한민국 지방권력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낼 유권자들의 위대한 선택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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