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게임업계는 글로벌 흥행 신작과 대형 전시회, e스포츠 이슈,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가 한 달 내내 이어지며 산업 전반의 흐름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해외에서는 '서브노티카2'가 기록적인 초반 흥행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국내에서는 플레이엑스포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이 게임 문화와 e스포츠 담론을 이끌었다. 여기에 넥슨·엔씨·넷마블·크래프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이 마무리되며 각 회사가 바라보는 성장 전략도 구체화됐다.
'서브노티카2', 5일 만 400만장…5월 글로벌 게임시장 강타
5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만든 작품 가운데 하나는 단연 '서브노티카2'였다.
크래프톤 산하 언노운 월즈가 선보인 '서브노티카2'는 얼리 액세스 출시와 함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출시 직후 판매 100만 장을 기록한 데 이어 12시간 만에 200만 장, 5일 만에 400만 장을 돌파하며 시리즈 최고 수준의 초반 흥행을 기록했다.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46만7천 명, 일평균 활성 이용자 수는 130만 명에 달했다.
흥행 배경에는 시리즈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규모를 확장한 설계가 자리했다. 언노운 월즈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외계 행성과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 최대 4인 협동 플레이, 진화한 생태계 AI와 자유도 높은 베이스 빌딩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개발진은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서브노티카2'를 단순 생존 게임이 아닌 '탐험 게임'으로 규정했다. 협동 플레이 역시 핵심이 아니라 선택 요소라고 강조했다. 혼자 플레이할 경우 기존 시리즈와 같은 고립감과 심해 공포를 유지하고, 멀티플레이는 이를 공유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설명이었다.
다만 5월 후반에는 초기 운영 논란도 불거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비살상·비전투 기조와 개발진 커뮤니티 대응에 불만을 제기했고, 관련 논쟁이 글로벌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언노운 월즈와 크래프톤은 이후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생물 AI와 탐험 도구 개선 계획을 밝히며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끝나지 않은 '룰러' 논란…LCK 무징계 결정
4월 e스포츠계를 달궜던 젠지 '룰러' 박재혁 세무 논란은 5월 들어 LCK 사무국의 결론이 나오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LCK는 5월 1일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재혁에게 별도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세심판원 결정은 세무 행정 절차에 해당하며, 형사적 책임이나 조세범처벌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 이유였다.
LCK는 범죄 행위와 부도덕 행위, 품위손상 여부를 검토했으나 현행 규정상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거 조작이나 조세포탈과 같은 중대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과거 욕설이나 비매너 행위에 대해 출장 정지나 벌금이 내려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LCK는 세무 관련 행정 절차와 e스포츠 규정 위반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젠지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 보호 차원의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3만 명 찾은 '플레이엑스포'…게임 전시회의 확장
5월 국내 게임업계 현장을 상징한 행사는 단연 '2026 플레이엑스포'였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킨텍스가 주관한 올해 행사는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렸으며, 나흘간 13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참가 기업은 182개사였다.
행사는 다양한 게임 문화 체험과 산업 교류를 동시에 담아냈다. 현장에는 아케이드 공동관, 인디오락실, 콘솔라운지, 추억의 게임장 등이 마련됐고, 개발자 토크와 게임 OST 공연, 성우 프로그램 등 무대 행사도 운영됐다. 리듬게임 대회와 특별 스테이지, 개발자 발표 역시 관람객 호응을 얻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플레이 히어로 프로젝트'도 눈길을 끌었다. 군인·경찰·소방관 무료 입장과 헌혈 캠페인, 환경 관련 참여형 프로그램 등 게임문화의 공익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실험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B2B 영역 역시 확대됐다. 수출상담회에는 536개 기업이 참여해 총 1,585건 상담과 2억1천만 달러 규모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FGT와 IR 피칭, 대학팀 전시 등 중소 개발사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e스포츠 역시 행사 한 축을 담당했다. KEL 이터널리턴 개막 라운드와 ASL 시즌21 결승전이 함께 열렸고, 온라인 시청자 수 역시 각각 7만2천 명과 12만 명을 기록했다.
실적 시즌 마무리…게임사들이 말한 '다음 성장'
5월은 국내 주요 게임사의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달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호실적 여부보다, 각 회사가 앞으로 무엇으로 성장할 것인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넥슨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컨퍼런스콜의 핵심 화두는 실적보다 '던전앤파이터' 구조 변화였다. 이정헌 대표는 콘텐츠 패턴 고착화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회복이 아닌 성장'을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텐센트와 공동 개발 체제를 통해 모바일 DNF의 구조 개선과 장기 프랜차이즈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엔씨는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을 앞세워 뚜렷한 반등을 만들었다. PC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회사는 '아이온2' 글로벌 출시와 '리니지 클래식' 장기 흥행 가능성을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모바일 캐주얼 사업 편입과 해외 매출 확대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넷마블은 장기 PLC 전략을 강조했다. 회사는 단기 매출보다 글로벌 멀티플랫폼 신작의 수명 주기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SOL: enchant'와 하반기 5종 신작, 카밤 신작 '프로젝트 이지스' 등도 공개됐다.
크래프톤은 분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중심에는 PUBG IP가 있었다. 다만 회사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AI와 신사업 확장 전략을 동시에 제시했다. '인조이', '서브노티카2', 멀티모달 AI '라온', PUBG Ally 등이 향후 성장 키워드로 언급됐다.
아이치-나고야 향하는 36인…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표 윤곽
5월 e스포츠계 마지막 화제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후보 발표였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5월 18일 e스포츠 종목 최종 파견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우리나라는 11개 e스포츠 종목 가운데 9개 메달 종목에 출전하며, 총 36명의 후보 선수가 구성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페이커' 이상혁,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 '캐니언' 김건부, '제카' 김건우, '구마유시' 이민형이 이름을 올렸다.
대전격투에서는 '무릎' 배재민과 연제길, 이광노가 선발됐고, 포켓몬 유나이트는 T1, 아너 오브 킹즈는 농심 레드포스가 대표 후보로 확정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제5인격, 그란 투리스모7, 이풋볼, 뿌요뿌요 챔피언스 등에서도 최종 후보가 가려졌다.
후보 명단은 이의신청 절차와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엔트리로 확정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e스포츠 국가대표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5월 게임업계는 흥행과 논란, 실적과 전략, 전시회와 국가대표 선발이 동시에 교차한 달이었다. 글로벌 패키지 시장의 초대형 흥행작이 등장했고, 국내 게임사는 실적 발표를 통해 다음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e스포츠와 오프라인 행사 역시 여전히 높은 영향력을 증명했다.
산업이 커질수록 이슈의 결은 더 복합해진다. 5월은 게임이 더 이상 단일 장르나 플랫폼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과 문화, 스포츠와 비즈니스가 맞물린 종합 산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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