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2001년 타이만 석유·가스 공동탐사 MOU…태국이 엎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태국이 캄보디아와의 해상 영유권 분쟁·에너지 탐사 합의를 파기한 데 대해 캄보디아가 유엔 조정 절차를 시작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2일(현지시간) 타이만 해역의 석유·가스 공동 탐사를 위해 양국이 체결한 '업무협약(MOU) 44'의 파기와 관련해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강제 조정 절차 개시 사실을 태국과 유엔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캄보디아 관영 TV에 "국제법에 따라 캄보디아의 주권과 해양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면서 "캄보디아와 태국 모두 국제 전문가인 조정관의 지도하에 공정하고 지속적인 합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초 태국 정부는 MOU 44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2001년 체결된 MOU 44는 타이만에서 양국의 영유권 주장이 겹치는 약 2만6천㎢ 면적의 해역에서 석유·가스를 공동 탐사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공식적인 해상 경계 획정 협상을 병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해역에는 약 12조 세제곱피트(ft³) 규모의 천연가스와 대량의 석유가 매장돼 있으며, 그 가치는 약 3천억 달러(약 4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두 나라는 MOU 44 체결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회담을 가졌으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2월 총선에서 MOU 44 파기 등 캄보디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합의가 25년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파기를 강행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석유·가스 공급난으로 인해 이 분쟁을 해결하고 해저 에너지 자원을 개발할 필요성이 다시 절박해졌다고 캄보디아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른 조정 등 국제적 절차가 아닌 양국 간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두 나라가 이번 분쟁 해결 방식에 뜻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아누틴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의 강제 조정 절차 개시 움직임을 알지 못했다면서 "태국은 언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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