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망각과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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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망각과 매혹

경기일보 2026-06-02 19:05: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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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찬 정치평론가

 

망각의 뜻은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것으로 ‘잊다’와 유사한 의미의 과거의 사실과 생각과 판단에 관한 단어이고 매혹은 남의 마음을 사로잡아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의 단어로 주로 시제별 당시의 현재의 상태를 의미한다.

 

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일하거나 살아가는 데 장애가 되는 어려움이나 고통 또는 좋지 않은 지난 일을 마음속에 두지 않거나 잊는 것이 정신적 건강 및 향후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사람이나 집단의 망각을 활용해야 하는 일에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있고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한 사람의 언행이나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망각의 대상으로 한다면 사회의 작동 시스템에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주권자와 주권자의 위임에 따라 주권의 일부를 대신 행사하는 사람 내지 정치조직은 자신의 수임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받고 판단받은 후 추가 위임 여부를 판단받는다.

 

내 권한을 도맡아 대신 행사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망각은 치명적이다. 망각의 대상이 10년 전의 일일 수도 있고 어제의 일일 수도 있으며 한 시간 전의 일일 수도 있다.

 

특정인을 매혹해 매혹당한 사람의 마음을 얻어 특정인의 권한을 대신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얻는 것은 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매혹의 내용이 거짓이나 과장이 있고 그 절차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후 망각 아닌 현타를 통해 뒤늦게나마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지만 망각의 늪에 빠지면 이러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망각과 매혹이 결합되면 망각과 매혹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매혹하거나 망각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지위를 그릇되게 유지시키거나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의 주권을 위임하고 수임인의 권한대위 행사의 내용과 과정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비록 당시 현재 수임인에 의해 매혹돼 잘못된, 미진한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망각하지 않으면 그 잘못은 고쳐지고 이러한 관행이 정착되면 제도 도입 여부에도 불구하고 망각을 활용하는 사람들, 알맹이 없는 매혹을 통해 권한을 얻던 사람들도 각성할 것이다.

 

망각의 활용은 선거 단위인 4년, 5년 단위로 작동하지 않는다. 망각의 활용은 매년, 매월, 매일, 매주, 매시간, 매분 작동하고 매혹은 당연히 매초마다 이뤄지고 있음을 조감해야 한다. 망각과 매혹의 진실을 매초마다 느낀다면 수임인은 주권자에게 모든 이해관계의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충실히 따를 것이다.

 

그러나 매혹당한 후 판단의 시점에 망각을 유도하는 또 다른 시도에 매혹되고 또 망각하고 또 매혹되고.... 이러한 과정이 이어지면 대의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수임인은 주권자인 위임인의 위임행위를 기다리지도 바라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 우리 주권자의 주권 유지와 존속을 위해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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