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세계 최대 선주국인 그리스에 국내 조선·해양업계는 물론 전력·엔진·페인트 제조사까지 총출동해 글로벌 선주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한 수주 기회 창출에 나선다.
최근 중동 사태로 ‘귀하신 몸’이 된 탱커(유조선)·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주 접점 확대와 함께 K-조선의 친환경 선박·자율주행선박 등 기술 경쟁력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로 국내 기업들이 장도에 올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HJ중공업·케이조선 등 국내 주요 조선사가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2026 그리스 아테네 조선해양 전시회(POSIDONIA·포시도니아)‘에 전시업체로 참가한다.
▲ 선사 영업·기자재·금융기관 관계자 대거 참가
격년제로 개최되는 포시도니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해양 전문 전시회 중 하나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SMM‘,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되는 ’노르시핑(Nor-Shipping)‘과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전시회는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에서 진행된다. 포시도니아는 세계 최대 선주국인 그리스에서 열리는 만큼 글로벌 선주와 해운업계 관계자, 조선기자재 업체, 금융기관 등이 대거 참가해 조선업계의 핵심 비즈니스 무대로 평가받는다. 조선업계는 물론 주요 국적 선사 영업 담당자들도 참가해 글로벌 해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업무에 반영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리스 선주들은 총 5543척의 선박을 보유하며 전 세계 선복량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원유운반선의 30%, 벌크선의 25%, LNG운반선의 23%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전략 선대의 70%도 그리스 선주들이 운영하고 있어 업계에선 이들의 투자 방향이 향후 글로벌 신조 발주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리스 선주 5543척 보유...전체 선복량 21% 차지
포시도니아에 참가한 국내 조선사들은 주요 글로벌 선주들과 개별 미팅을 진행하며 신규 수주 를 타진할 예정이다.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변동성으로 주목받는 탱커와 LNG운반선 같은 선종을 중심으로 선주들의 발주 계획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탱커 시장이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해상운송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탱커 시황은 활황을 맞고 있다. 실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의 운임 및 용선료는 개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탱커의 경우 노후선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체 수요가 지속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선주들은 세계 최대 탱커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노후선 교체 이슈와 맞물려 이들의 신조선 발주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고 (그리스 선주들의) 투자 방향이 향후 탱커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 전 세계 탱커 30% 보유...노후선 교체 연계 시장 결정
LNG운반선 시장도 이번 전시회의 주요 이슈로 다뤄진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글로벌 LNG 프로젝트가 활발해짐에 따라 선주들의 LNG운반선 추가 발주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카타르와 미국, 호주 등지에서 LNG 생산 설비 증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물동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선박 확보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 모든 조선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이 같은 예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 기간 중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 등 국내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진도 행사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들은 행사 기간 LNG선과 이중연료 추진 가스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알리고 글로벌 선급협회로부터 기술 인증도 받을 계획이다.
▲ 한국선급·기자재업계...전력·엔진·도료 회사 동참
전선(全船) 건조를 맡는 조선사뿐 아니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KR), 기자재업계도 포시도니아에 동참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KOMEA가 꾸린 한국관에는 빈센, 세호마린솔루션즈를 포함한 국내 조선해양기자재 기업 9곳이 참가해 각 사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친환경·고효율 제품군을 선보인다.
KOMEA 관계자는 “9개 참가기업들은 글로벌 주요 선주 및 바이어와의 밀착 상담을 통해 신규 수주 기회를 발굴하고 대형 해외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국내 기자재 기업들이 유럽을 넘어 글로벌 조선·해양 시장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수출 영토를 넓힐 수 있도록 현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 포시도니아에는 조선사·KR·기자재 등 조선업계뿐 아니라 전력·엔진·페인트 등 타 업종에서도 자리를 함께했다. HD현대일렉트릭을 비롯해 △LS일렉트릭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STX엔진 △KCC 등도 현장에 부스를 마련했다.
페인트 회사인 KCC의 참가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KCC 역시 넓은 범주의 기자재 기업 자격으로 참가했다. KCC는 이번 전시회에서 △방오도료 △방청도료 △상도도료 등 선박용 도료 제품군과 함께 'EgisELF Series', 'MetaCruise NS' 등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와 선박 운항 효율 개선에 대응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지난 2006년 첫 참가한 KCC는 올해로 10번째 포시도니아 참가를 기록했다. 다른 조선기업들과 같이 KCC도 이번 전시회를 세계 주요 선주사와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자사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시도니아는 단순 전시회가 아니라 글로벌 선주들의 투자 심리를 읽을 수 있는 귀한 자리"라며 "올해는 조선사들이 탱커와 LNG선을 중심으로 하반기 신조 발주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탐색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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