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골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팝업스토어와 유명 식당으로 가득한 거리에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의 핵심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성수동 삼겹살 회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들이 마주 앉을 구체적인 장소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젠슨 황 CEO는 대만 일정을 마친 뒤 오는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해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이번 모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거론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치킨집을 관광 명소로 만든 '총수 회동'의 파급력
글로벌 기술 기업의 수장과 국내 재계 총수들의 만남이 이토록 화제를 모으는 배경에는 지난해 있었던 이른바 '치킨 회동'의 학습효과가 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역 인근의 한 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깜짝 만남을 가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세 사람이 창가 자리에 앉아 소탈하게 맥주잔을 부딪치는 모습은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당시 총수들이 다녀간 치킨집은 회동 이후 사실상 하나의 명소로 급부상했다. 매장 벽면에는 총수들의 친필 서명이 담긴 액자가 걸렸고, 유리에 당시 사진이 붙으면서 부자의 기운을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세 사람이 즐긴 메뉴를 하나로 묶은 특별 세트 상품까지 내놓으며 대중적인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추진되는 삼겹살 모임 역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격식 깬 소통의 공간… 왜 하필 '성수동 삼겹살집'인가
그렇다면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왜 하필 성수동의 고깃집을 선택했을까. 성수동은 현재 서울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중심 상권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실험 매장과 IT 스타트업,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세대가 한데 어우러지며 서울의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인 거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젊은 감각의 정보통신(IT) 산업 이미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첨단 기술의 중심에 선 글로벌 기업인들이 만나기에 명분이 잘 맞아떨어지는 장소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삼겹살이 지닌 특유의 편안함도 한몫했다. 삼겹살은 무거운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속내를 털어놓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메뉴다. 재계 인사들이 중요한 대화나 협력 관계를 다질 때 고깃집을 자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순히 고기를 먹는 자리를 넘어, 소주와 맥주를 곁들이며 허심탄회하게 기술 동맹을 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예약 마감된 성수동 고깃집 3곳… 유력 후보지는 어디
현재 재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입에 오르내리는 성수동 삼겹살 전문점은 세 곳으로 압축된다. 실제로 한 식당 관계자는 언론과의 대화에서 "엔비디아 측이 가예약을 해둔 상태이며, 최종 인원이 확정되는 대로 예약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밝혀 소문에 불을 지폈다. 현재 예약 플랫폼 확인 결과, 거론되는 식당들 모두 회동 당일인 5일 오후 6시 이후로는 이미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다.
첫 번째 후보인 '꿉당 성수점'은 평소에도 엄청난 대기 줄을 서야 할 만큼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외국인 손님 비율이 높고, 숙련된 직원이 고기를 알맞게 직접 구워주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표 메뉴는 목살, 삼겹살, 갈매기살이다. 고슬고슬한 간장밥과 깻잎무쌈, 할라피뇨 반찬도 인기다. 콜키지 프리 운영도 특징으로 꼽힌다.
두 번째 후보인 '남영돈 성수점'은 서울의 유명 고깃집 중 하나로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과 강한 숯불 향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는 가브리살, 항정살이다. 트러플 계란찜과 된장찌개, 고추장찌개도 찾는 사람이 많다. 백김치와 대파김치, 파김치, 무말랭이무침 등 반찬 구성도 풍부한 편이다. 낙지젓과 조개젓, 와사비, 양파무침 등을 곁들여 먹는 방식도 인기 요소다.
마지막 후보인 '성수일미락'은 특허받은 공법으로 고기를 발효 숙성해 깊은 풍미를 내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발효가브리살, 발효목살, 통삼겹살, 통목살이다. 된장술밥과 산더덕구이, 오징어불고기 볶음밥도 인기 메뉴다.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방식이며 두툼한 육질과 숙성 풍미로 입소문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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